2일 대구 도심에서 발생한 목욕탕 건물의 폭발.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폭발의 원인을 밝히고 사고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대형 목욕탕을 운영하는 정씨가 자격을 갖춘 보일러 기사를 고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보일러를 가동시키며 영업을 하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 여부도 주목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해현장에 대한 안전진단이 끝나면 정밀 감식을 통해 지하 보일러실에 설치된 3대의 보일러(온수보일러 2대, 고압증기보일러 1대)의 정확한 위치와 파손 정도를 파악하기로 했다. 특히 보일러실 바로 위 미용실의 바닥이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이곳에서만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만큼 설치된 3대 보일러의 정확한 위치만 파악되면 사고의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직전까지 3대의 보일러 가운데 온수보일러 1대와 고압증기보일러가 작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예전에 이 건물에서 일했다 최근 그만둔 보일러 기사 신모(59)씨와 주변 상가 상인, 이 업소로 기름을 공급해온 업자 등을 대상으로 최근 들어 신씨가 보일러를 가동했던 방법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건물 지하 저유탱크에 1만ℓ의 기름이 상시적으로 보관돼 있었고, 하루 평균 2드럼 이상 기름을 소비했다는 주변의 진술을 바탕으로 관할 소방관서가 이 업소에 대한 소방 점검 등을 적법 절차에 따라 실시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이 밖에 건물 내부에 설치돼 있는 소화용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와, 법에 따른 소화장비의 비치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함께 하기로 했으며, 순식간에 폭발이 있었던 만큼 기름 성분에 대한 정밀 분석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현장에 주유를 한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숨진 업주 정씨가 사고 직전 주유기를 들고 있다 사고가 났다는 일부 목격자 진술은 사고와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모두 5명이 숨지고 48명이 부상하고 주변 건물 6채와 사고 당시 현장 주변에 주차돼 있거나 운행 중이던 차량 20여대가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경찰은 정확한 재산피해 규모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le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