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고급 호텔들이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외국계 호텔들은 객실료가 하루 4만엔(약 40만원)이 넘는 초일류 호텔을 만들어 경기 회복으로 늘어난 부유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선봉장은 영국계 자본인 힐튼호텔이 맡았다. 힐튼호텔은 항상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미나토구 시오도메에 지난달 초 '콘래드 도쿄'를 오픈했다. 콘래드는 힐튼이 세계 각국에서 운영하는 호텔 중 최고급 브랜드다. 이 호텔의 객실은 290실이며 요금은 4만엔 정도다. 비싼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개업 후 한 달간 객실 가동률은 평균 50% 선에 달했다. 양 몬케딕 총지배인은 "비즈니스 수요가 적은 여름철임을 감안하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콘래드 도쿄에 이어 홍콩계 '맨더린 오리엔탈 도쿄'가 오는 12월 문을 연다. 179실의 객실에 하루 객실료가 6만엔이 넘는 초일류 호텔이다. 미국계 리츠칼튼과 홍콩계 페닌슐라 호텔도 2007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이들 외국계 호텔은 런던 뉴욕 등 다른 국제 도시에 비해 도쿄에 객실료 4만엔이 넘는 고급 객실이 적어 시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문을 연 '파크 하얏트 도쿄'는 객실 요금이 5만엔이 넘지만 80% 이상의 객실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그동안 도쿄 호텔시장은 제국호텔 뉴오타니 오쿠라 등 3대 일본 호텔이 장악해 왔다. 이들 호텔의 평균 객실단가는 3만엔 이하다. 외국계 고급 호텔의 타깃은 비즈니스맨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거주하는 돈 많은 부유층이다. 하얏트의 경우에도 고객 중 절반 이상이 일본인이다. 사와야나기 도모히코 호텔투자 컨설턴트는 "일본 고급 호텔 시장의 주요 고객이 법인에서 개인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호텔의 공략에 맞서 일본 토종 호텔도 '고급 객실 전용층'을 만드는 등 부유층을 뺏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