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자전거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어 침체된 자동차 업계와 대비를 이루고 있다. 미국인들은 지난해 승용차와 트럭을 합친 신규 구매량보다도 많은 자전거를 구입했다. 직원 할인이나 무이자 할부 등의 판촉활동도 전혀 없었으니 업계로서는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한 셈이다. 미국 최대 자전거 판매업체인 퍼시픽자전거의 밥 이폴리토 부회장은 "매출이 지난 몇 년동안 3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50달러짜리부터 수천 달러에 이르는 고가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모두 500만대나 판매고를 올렸다. 한 해 100만대 이상의 자전거를 판매하는 켄트 인터내셔널 계열 `캐딜락 자전거'의 론 리프너 부회장도 "지난 5년동안 매출이 최고였다"며 "이런 드문 매출은 랜스 암스트롱이 암을 이겨내고 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7연패한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암스트롱의 성공신화는 지역 자전거용품 상점들의 특수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자전거뿐만 아니라 암스트롱이 착용했던 헬멧과 장갑,운동화 심지어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에게 주는 노란색 상의(옐로 저지)까지 가지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치솟고 있는 유가와 비만 해소에 대한 관심 증가로 자전거로 통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자전거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작년기준 미국내 자전거 인수는 성인만 8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문가 팀 블루멘탈은 "자전거와 관련 용품 판매는 연간 시장규모가 50~60억달러에 이르는 산업"이라며 "자전거는 지난해 1천900만대가 팔려 1970년대 초 제1차 오일쇼크 당시 2천만대가 팔린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팔린 자전거들은 최첨단 특수 자전거가 아니라 대부분 월마트와 K마트 등 할인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여가용, 비선수용의 도로.산악 겸용 자전거였다. 인터넷 자전거 판매업체인 캐딜락바이크스토어닷컴의 마이클 에스페호 사장은 "눈에 띄는 가장 큰 추세는 베이비붐 세대인 중장년층이 상체를 세운 채 탈 수 있고, 안장도 편안한 자전거를 선호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올초 켄트 인터내셔널이 캐딜락 브랜드로 시판, 인기를 끌었던 모델도 쇽업소버에 편한 안장이 장착된 21단 기어 모델이었다. 2년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중이라는 워싱턴주 벨링턴에 거주하는 엔지니어 스콧 톰슨(47)씨는 "차를 몰고 체육관에 갈 필요가 없으니 돈과 시간이 모두 절약되고 운동과 이동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며 자전거 예찬론을 펼쳤다. 미 의회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 2009년까지 자전거 도로 건설에 연방예산 35억달러 이상을 투입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 달 통과시켰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quarri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