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동차 내외장 재료로 탄소섬유가 유행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아크릴섬유를 태워서 만드는 금속 대체 재료로 철강보다 최대 10배 강하고 무게는 훨씬 가벼워서 골프채 재료로 많이 쓰이지만 제조 비용이 비싸 자동차 업계에선 주로 컨셉트 카에만 사용해 왔다. 하지만 27일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탄소섬유를 사용해 만든 신차가 미국에서 속속 출시되면서 이 재료가 자동차 업계에서 보편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좌석뼈대와 후드를 탄소섬유로 만든 포드 스포츠카 GT와 포르쉐 GT가 이미 나와 있고 올 하반기에는 내장재 전체를 나무 대신 탄소섬유로 만든 벤츠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57S)와 바닥에 이 재료를 쓴 시보레 코르베가 나온다. 내년에는 독일 BMW가 지붕 전체를 탄소섬유로 만든 M6쿠페를 선보인다. BMW는 탄소섬유의 금속 광택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지붕에 페인트칠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중저가 차들은 철강보다 10배 비싼 가격 때문에 탄소섬유를 사용할 엄두를 못 내지만 도요타가 미국 젊은이들을 겨냥해 만든 소형차 사이언은 운전석 모듈과 기어를 탄소섬유로 만들어 인테리어 효과를 배가시켰다. 이 재료의 은회색 빛 금속 광택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섬유의 최대 장점은 외관보다 에너지 효율이다. 탄소섬유의 무게는 철강의 20∼30%에 불과해 이 재료로 자동차를 만들면 연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신문은 특히 미국 에너지부가 2010년까지 자가용 승용차의 무게를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어서 탄소섬유의 사용이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