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열대야 몰라요" 강원도 강릉 지역에 닷새째 열대야 현상이 이어져 많은 시민들이 연일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지만 불과 20여분 거리에 열대야를 모르는 곳이 있다. 20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은 26.6도로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16일부터 5일째 이어졌다. 이때문에 영동과 영서를 연결하는 한국의 대표적 고갯마루 해발 800m가 넘는 대관령은 요즘 더위에 지쳐 잠못 이루는 강릉시민과 피서객들에게 최고의 열대야 피서지가 되고 있다. 20일 새벽 5시가 좀 안된 시간에 찾아간 열대야 도피처는 바로 영동고속도로 옛 대관령 도로와 폐쇄된 하행선 휴게소 넓은 광장. 해발 500m쯤 되는 영동고속도로 성산2교 아래 양 옆 도로변에는 10여대의 차량이 자리를 차지하고 일부는 이불을 뒤집어 쓰거나 혹은 얼굴만 내놓은 채 피서객들이 곤히 잠에 빠져 있었다. 시원함때문에 잠에 깊숙이 빠질 것을 우려해서 인지 알람시계를 머리맡에 놓고 자는 피서객도 있었다. 곳곳에 노숙자처럼 이불만 뒤집어 쓴 채 이곳을 지나는 차량이 점차 늘어나고 가까이 접근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기자의 움직임에도 뒤척임 없이 편안한 잠을 자고 있었다. 해발 800m가 넘는 대관령 정상 휴게소에는 차량의 온도계 눈금이 20도로 크게 떨어졌고 그 선선함에 팔에는 닭살이 돋을 정도였다. 이날 대관령의 최저기온은 20.5도였다. 대관령에서는 승합차 뒷문을 열고 승합차 안에서 잠을 청한 피서객이 있는 가 하면 일부는 이곳에 텐트를 쳐 놓고 며칠채 출.퇴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