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해외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해 증자를 단행키로 함에 따라 공동대주주인 LG전자와 필립스전자의 향후 지분 변동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LG필립스는 미국을 포함한 해외자본시장에서 12억달러(약 1조2천600억원. 보통주 신주 2천685만주) 규모의 주식예탁증서를 발행키로 지난 7일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현재 LG필립스LCD 전체 주식은 3억2천531만5천700주로 신주 발행 작업이 완료되면 주식수는 3억5천216만5천700주로 늘어난다. 정관에 따라 이번 ADR 발행 과정에서 구주주의 신주 인수권은 배제되기 때문에 LG전자와 필립스전자의 지분율은 각각 현재 44.57%에서 41.17%로 낮아지게 된다. 이에 더해 필립스 전자는 3억 달러(671만주) 한도내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키로 해 한도액을 전량 처분하면 지분율은 39.27%로 하락한다. 앞서 LG전자와 필립스 전자는 어느 한쪽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 나머지 한쪽도 동일 물량을 처분키로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여서 필립스 전자의 지분 처분과 맞물려 LG전자 지분율도 마찬가지로 39.27%로 떨어지게 될 전망이다. 지분 매각 시기는 3.4분기 이내로 알려졌다. 특히 LG필립스LCD는 초과 청약분이 있을 경우 2억 달러(44만7천500여주) 범위내에서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인수단에 제공키로 해 이러한 방식으로 추가 증자가 이뤄질 경우 LG전자와 필립스 전자의 지분율은 추가로 소폭씩 더 낮아지게 된다. LG전자와 필립스전자는 이달 22일 끝나는 보호예수기간 이후 각각 지분을 30% 밑으로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분을 팔 수 있도록 협약을 맺은 상태여서 추후 각각 9% 안팎의 범위내에서 양측이 추가로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LG전자와 필립스전자는 지분 매각으로 주당 1만5천원 가량씩의 차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조달되는 자금은 파주 7세대를 비롯한 시설 투자에 활용될 전망이다. 7세대 라인의 총 투자규모는 5조3천억원 가량으로 지난 7일 장비 입고가 본격화되면서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며 LG필립스LCD의 현재 현금보유액만으로는 이를 충당하기 힘들다. 이와 함께 LG필립스LCD는 동유럽 모듈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잇따른 투자 수요로 대규모 자금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가운데 하반기 LCD 시장 회복 전망에 힘입어 회사측이 증자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규모 신주 발행과 대주주들의 지분 매각이 겹치면서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 나와 당분간 적지 않은 주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LG전자와 필립스 전자가 3분기중 매각할 한도분(3억달러)의 지분율(증자전 기준)은 각각 2.06%에 달해 매각이 이뤄지면 유통물량이 두 배 가량 증가하면서 거래량 증가와 추가 투자자 유입 효과를 가져와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관련법상 자회사 지분 규정인 30% 밑으로 떨어뜨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LG필립스LCD의 LG전자 자회사 자격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