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선거감시단체가 3일 실시된 알바니아 총선이 국제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일부 지역에서 폭력사태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부정시비가 일고 있다. 출구조사에서는 살리 베리샤 전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 민주당이 파토스 나노 총리의 집권 사회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어느 쪽도 확실한 우세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감시활동을 벌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국제감시팀은 4일 예비보고서에서 "알바니아 총선은 민주선거의 국제기준을 부분적으로 충족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OSCE는 구체적인 사례는 밝히지 않은 채 과거 알바니아 선거가 제한적인 개선을 이루기는 했으나 이번 총선은 조직적인 문제와 불법 의혹으로 얼룩졌다고 지적했다. 감시팀 책임자인 모턴 오스테르가드는 "지난 10년 간 이 나라의 선거를 지켜봤지만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며 정치세력들이 전술적인 투표로 선거제도의 약점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대표도 알바니아 총선이 대체로 평화적 으로 치러지고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환영하지만 여러 결점이 보고되고 있다며 선거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총선은 폭력으로 얼룩졌던 과거 선거에 비해 평화적이었지만 선거 중 선거관리가 총격으로 피살되고 선거 마감 후 야당 승리를 축하하는 집회에서 또 한 명이 숨지는 등 폭력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숨진 상황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분석가들은 5일 발표될 개표 결과와 정당들의 승복 여부에 따라 폭력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알바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4천763개 투표소 중 5%인 248개 투표소 개표결과 민주당이 45%를 얻어 30%에 그친 사회당을 앞서고 있으며 일리르 메타 전 총리의 사회주의운동이 8%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베리샤 전 대통령은 선관위 예비결과로 승리가 확고해졌다고 주장했으나 나노 총리의 사회당 측은 민주당이 소속 관리들을 개표소에서 철수시켜 개표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해 두 정당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알바니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 가입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이번 총선에서는 280만명의 유권자가 100개 선거구에서 27개 정당 소속 1천253명의 후보 중 140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티라나ㆍ브뤼셀 APㆍAFP=연합뉴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