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GP 총기난사 희생장병들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는 23일 사건 발생 닷새가 지나도록 수습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유족들도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자는 군 당국의 제안으로 장례문제가 처음으로 공식 거론되기는 했으나 군 당국과 유족들 사이의 이견 때문에 장례일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일부 유족들은 "의혹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장례를 치를 수도 없지 않느냐"며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막막해했다. 이건욱 상병의 아버지 문형(56)씨는 "정확한 진상이 규명돼 빨리 장례를 치러야 할텐데 의혹들이 전혀 풀리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차유철 상병의 어머니 최영애(49)씨도 "우리도 아들을 편히 보내주고 싶지만 이렇게 보내버리면 군 입장에서는 (아무런 의혹도 해결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어버리고 일을 끝내려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합동분향소에도 조문객의 발길도 크게 줄어 이날 오전내내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만 사건이 발생했던 GP 소대원들이 숨진 동료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 오후 분향소를 방문한다는 소식에 유족들은 반가운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일부 유족들은 "언어폭력 부분을 부각시켜 '언어폭력이 범행동기'라고 한 국방부의 잘못된 발표를 언론들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연천군 총기사고 유가족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조두하(50ㆍ조정웅 상병 아버지)씨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국방부 장관이 '수사단장 교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현장검증 이후 연대본부에서 국방부 장관의 전화를 받았으며 '수사단장의 전문성이 결여돼 의혹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항의하자 장관이 수사단장 을 교체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성남=연합뉴스) 이준서 차대운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