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55
수정2006.04.03 01:58
외모차별주의를 일컫는 루키즘(lookism)이라는 말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사파이어가 처음 사용했다.
외모가 사회생활에서 인종 성 종교 이념 등과 같이 개인을 차별하는 선입견으로 작용하자,이를 비꼬아 붙인 용어다.
잘난 외모는 모두가 우러러보며 칭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까닭없이 종종 비하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사회적인 현상을 후광효과(halo effect)로 설명한다.
사람을 평가할 때 외모가 수려하고 단정하게 보이면 다른 내면의 부분 역시 그럴 것이라고 단정해 버린다는 것이다.
얼굴이 예쁘면 마음도 고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식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의 첫인상이 좋으면 그 사람은 지적이고 관대하고 매력적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바로 후광효과에 다름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외모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여성들만이 아니라 남성들까지도 '몸 가꾸기'에 나서고 있다.
한 조사를 보면 20~30대의 미혼 남성 60%가량이 "외모가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이런 경향을 반영이라도 하듯 여성의 뷰티(beauty)에 해당하는 남성의 미용용어로 그루밍(grooming)이 널리 쓰이고 있다.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한 그루밍은,남성의 피부관리 두발 치아는 물론 성형수술까지를 포함하는 총체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멘즈 그루밍'이라는 남성 전용 미용책도 국내에서 처음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인격과 개성보다는 겉모양만을 따지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도 아울러 거세지고 있긴 하다.
그러나 연예산업이 커질수록 외모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는 미국의 리서치회사인 패키지드 팩스가 지난 2003년 내놓은 조사보고서에도 상세하게 나와 있다.
외모와 패션에 신경을 쓰는 메트로 섹슈얼족이 늘어나면서 그루밍은 앞으로 붐을 탈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외모 못지않게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일에도 열성을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