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잇단 도전에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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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면초가다. 컴퓨터 운영체제(OS)와 인터넷 브라우저는 물론 인터넷전화(VoIP) 사진편집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며 아성을 공략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소스코드(설계도)를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업체들이어서 잠재적인 파괴력이 상당해 MS를 긴장시키고 있다. 여기에 윈도의 취약한 보안 문제,홈네트워크와 모바일SW 등 차세대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해 MS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BBC뉴스 인터넷판은 "MS가 지난 1990년대의 IBM처럼 공격받기 쉬운 취약한 상황에 몰려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도전받는 'MS 왕국'
현재 MS에 가장 큰 위협세력은 리눅스 등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업체들이다. BBC뉴스가 "유행에 둔감하기로 유명한 독일 뮌헨 공무원들조차 컴퓨터 OS를 리눅스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영국 정부도 앞으로 3년간 공공부문의 오픈소스 SW 사용 비율을 7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브라질 정부가 저소득층에 지원하는 컴퓨터에 리눅스를 탑재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 일본 중국 등은 아시아판 리눅스 개발에 힘을 합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델컴퓨터 회장인 마이클 델은 MS를 견제하기 위해 최근 리눅스 개발업체인 레드햇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애플컴퓨터도 지난 4월 말 '맥 OS X 타이거'란 맥킨토시 OS 신제품을 내놓고 MS에 도전장을 던졌다.
MS의 아성인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에서는 이미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 웹사이드스토리에 따르면 미 모질라사의 브라우저 '파이어폭스'는 작년 10월 3%였던 미국시장 점유율을 지난 4월에 6.8%로 끌어올렸다.
반면 MS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작년 6월 95%에서 최근 89%로 떨어졌다. 독일에서는 파이어폭스 이용자가 23%에 달해 익스플로러(69%)를 상당히 추격했다.
IBM도 라이벌 회사인 MS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자사 직원들이 파이어폭스를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전체 직원의 10%인 3만명이 이 브라우저를 쓰고 있다. 이 밖에 '김프',구글의 '프리 피카사' 등 오픈소스 사진편집 프로그램도 MS의 오피스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MS의 대응
MS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우선 파이어폭스에 대비,익스플로러 7.0 차기 버전을 올 여름으로 앞당겨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전화 무료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페를 견제하기 위해 MSN 메신저에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얹어 제공키로 했다. 스파이웨어 등에 취약한 윈도의 보안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 자금의 30~35%를 집중 투입하고 있다.
MS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게임기 분야에선 지난달 'X박스 360'이란 2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홈네트워크의 서버 역할을 할 수 있는 MS의 미디어센터 PC가 앞으로 서버 경쟁에서 뒤처지더라도 X박스를 대안으로 삼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강점을 갖고 있는 운영체제를 모바일 쪽으로 확대하는 전략도 펴고 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모바일 기기의 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 5.0 버전을 내놓은 이후 "휴대폰이 동영상 플레이어 카메라 GPS단말기 전자지갑 등으로 기능을 확대하는데 있어 윈도 모바일은 관련 SW를 잘 가동시켜주는 OS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혁신이 관건
MS의 진정한 위기는 혁신이 없다는 데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T 리서치회사인 포레스터 최고경영자(CEO) 조지 컬러니는 "MS가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기업이 아니라는 것이 위기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컴퓨터가 디지털음악서비스 아이팟으로 승부를 걸고 노키아가 독자적인 모바일 SW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MS에서는 이 같은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SW 개발사인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버니오프 사장은 "지금은 많은 기업들이 MS와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BBC뉴스는 "앞으로 2년이 문제"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시대의 1년은 과거 10년에 해당할 정도로 급속도로 시장과 기술이 변하는 만큼,2년 후에는 MS의 미래가 판가름날 것이란 지적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