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별일 없으셨죠?" 요즘 서울 강남권 재건축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끼리 아침마다 나누는 인사다.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가 압박과 경찰 수사가 물밑에서 진행되면서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수사 대상이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강남권 사업현장이나 출장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고 있다. 압구정 초고층 재건축 관련 설계도를 제공한 H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인근 잠원이나 반포 일대의 재건축 단지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다. 다른 건설회사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거기는 별일 없느냐'는 안부를 물은 뒤 혹시 조사 같은 것 들어왔느냐' 등의 정보 수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할 정도다. 이들 재건축 시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별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면서도 혹시 본보기로 회사 이름이 거론될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재건축 비리와 관련된 것처럼만 비쳐져도 향후 수주전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권 부동산중개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부의 타깃이 된 이후 대부분의 중개업소는 개점 휴업에 들어갔다. 시범 케이스로 '시세를 올린 것 아니냐'는 식의 혐의를 뒤집어쓰는 게 두려워서다. 이런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사업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관행으로 여겨진 부분까지 문제삼으려고 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재건축 수주를 많이 한 회사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열심히 일한 업체들"이라며 "아이러니하게 이런 건설사들이 지금 무슨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매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