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토종 에이스는 바로 나' 신.구 다승왕 배영수(삼성.24)와 손민한(30.롯데)이 마운드에서 벌이는 `토종 지존'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뜨겁다. 두산과 1위를 다투는 `호화군단' 삼성 마운드를 이끄는 6년차 배영수와 만년 꼴찌 꼬리표를 떼고 3위로 도약한 롯데의 에이스인 9년차 손민한은 닮은 점도 많지만 독특한 자신만의 컬러에선 다르다. 나란히 영남 라이벌 구단에 몸담고 있으면서 지역의 야구 명문 경북고와 부산고를 각각 나온 둘은 다승왕 타이틀을 획득하며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았던 건 공통점. `국보급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선동열 감독의 수제자인 배영수는 지난해 공동 다승왕(17승)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고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미완의 10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신세대 에이스. 손민한 역시 지난 2001년 15승으로 최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른 적이 있고 부상과 부진의 긴 터널을 거쳐 올해 `부산갈매기'의 에이스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둘은 상대팀에 유독 강한 `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점도 닮았다. 배영수는 지난 달 2일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 완봉승에 이어 18일 사직구장 경기에서도 선발등판, 7이닝 4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잠재우고 지난 2002년 6월23일부터 이어져온 롯데전 12연승을 달려 `거인 킬러' 명성을 확인했다. 손민한도 지난 5일 삼성전 때 7연승중이던 삼성의 막강 타선을 봉쇄, 삼성전 13연패 사슬을 끊은 데 이어 17일 삼성과의 홈 3연전에서도 첫 머리에 선발등판해 7⅔이닝 1실점 호투로 4-1 짜릿한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투구 스타일에선 다소 차이가 엿보인다. 배영수는 최고구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위력투가 매력. 반면 손민한은 직구 최고 구속이 148㎞로 빠르지만 상대 타자의 심리를 읽는 `두뇌 피칭'과 송곳 제구력, 팔색 변화구가 더욱 돋보인다. 팀 성적 못지 않게 투수 부문에서 둘간의 최고 다툼도 볼 만하다. 손민한이 다승 단독 1위(7승)로 나서자 배영수도 6승으로 공동 2위 그룹에 가세, 1승차로 바짝 추격중이고 탈삼진 부문에선 배영수가 57개로 34개의 손민한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다. 또 방어율 부문에선 1점대(1.64)를 자랑하는 배영수가 손민한(2.26)에 앞선 채 타이틀을 다투고 있어 최고의 토종 에이스 경쟁은 다승 4위(5승), 승률 공동 1위(1.00), 탈삼진 5위(39개)인 두산의 토종 간판 박명환(28)과 맞물려 3파전 양상을 보이며 팬들의 야구 보는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