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을 메우고 기회를 낚아라.' 청소년(U-20) 축구대표팀 공격수 양동현(19.울산), 심우연(20.건국대)에게 떨어진 특명이다. 12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양동현은 스페인 바야돌리드에서 유럽축구의 맛을 보고 돌아온 유학파 출신. 8개월 전 부상으로 한참 시름하다 다시 축구화를 신은 지는 두달 밖에 되지 않았다. 2003년 8월 핀란드에서 열린 17세이하(U-17) 세계청소년대회에 당시 윤덕여 감독이 자랑하던 공격라인의 핵으로 장도에 올랐지만 결과는 무참했다. 미국의 축구신동 프레디 아두에게 완전히 농락당해 첫 경기에서 1-6 참패를 당한 뒤 예선 탈락한 것. 그 때의 아픔과 부상이 몰고온 역경을 딛고 다시 NFC에 모습을 드러낸 양동현의 눈빛은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보였다. 그는 "오래 쉬었다. 그동안 많은 게 바뀌었다. 지금 여기서 최대한 빨리 적응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큰 부상을 당했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직 스물이 되지 않았지만 양동현은 적잖은 부침을 겪은 스트라이커다. 17세 대표팀 발탁 당시에는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 만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공격수로서 청소년대표팀에서, 또 소속 팀에서 기회를 잡아나간다는 게 그리 쉽지 않았고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빠졌다를 밥먹듯이 반복해야 했다. 양동현은 "지금 몸 상태 역시 100%는 아니다. 하지만 보여줄 것은 여기서 다 보여줘야 한다. 세계대회에 꼭 나가고 싶고 또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학 축구에 몸담고 있지만 195㎝의 하드웨어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신 공격수 심우연. 축구선수가 되고 나서 난생 처음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다는 그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기분이 좋다. 내 키와 헤딩력을 살려서 상대 수비에 위협이 되는 선수, 단 5분, 10분을 뛰더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조리있게 말했다. 심우연에게도 주어진 기회는 많지 않다. 프로팀 소속 선수들이 15일 K리그 정규리그 개막전에 출전하기 때문에 대학 선수 위주로 치러야 하는 14일 모로코와의 평가전이 눈앞에 닥친 기회다. 박성화 청소년대표팀 감독은 "우연이는 체력과 파워가 좀 떨어지지만 장신이면서도 볼을 다룰 줄 아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