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는 11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오른 발목에 아이싱을 하고 나타났다. 많은 기자들의 시선을 의식한 박찬호는 싱긋 웃어보이더니 과장된 동작으로 발을 절룩거리기 시작했다. 짓궂은 장난이었다. 이날 2회 라몬 마르티네스의 타구에 맞은 발목에 기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음을 알고 선수를 친 것이다. 이날 인터뷰의 화제도 단연 발목에 타구를 맞는 그 장면이었다. '댈러스-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의 T.R. 설리반 기자는 "오늘 그 플레이로 일주일은 ESPN 뉴스에 나오게 됐다"고 말을 건네자 박찬호는 "1루수 텍스가 잘 잡아주었다"며 공을 1루수 테세이라에게 돌렸다. 승리를 아깝게 놓쳤지만 팀이 이긴 때문인지 박찬호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아까 발목으로 타구를 잡아낸 장면을 녹화 필름으로 보았는가. ▲보았다.테세이라가 잘 잡아준 덕분에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이닝을 마친 뒤 발이 불편해 보였는데. ▲처음 덕아웃으로 돌아갈 때 조금 불편했지만 통증도 사라졌고 던지는데에도 전혀 지장이 없었다.다음 등판에도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다. --오늘 불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주 좋았다.덕 브로케일은 그래도 어려운 상황을 잘 막아주었고 이후 닉 레질리오도 훌륭하게 던지며 프란시스코 코르데로에게 세이브 기회를 주었다. --발을 다치고 난 뒤 공 스피드가 95마일(153km)까지 나왔는데 스피드에 만족하나. ▲스피드에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내가 만족하는 건 제구력이다. 한 두개 실투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번 등판보다 훨씬 좋았고 위기에서 좋은 공을 던져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6회 마운드를 내려올 때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나. ▲전혀 문제 없었다. --타구에 맞은 부위는 어디인가. ▲맞은 게 아니라 내가 찬 것이다.오른 발목 부근인데 발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