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을 무사히 헤쳐나갈 수 있을까. MBC TV 월화드라마 '환생-넥스트'가 험난한 여정 속에서 16일 첫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MBC가 캐스팅 문제로 방송을 취소한 드라마 '못된 사랑' 이후 외주 제작이 삐걱대자 급하게 방송을 결정한 작품. MBC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자체 제작이라는 모험수를 뒀다. 급하게 준비하는 만큼 MBC는 새봄 연작 '떨리는 가슴'에 이어 또다시 집단 창작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정준, 김도훈, 박재범 PD등이 연출을 맡고, 주찬옥, 고은님 작가 등 5명이 극본을 집필한다. 작가진은 3주간 밤샘 작업을 통해 대본을 쓰고 있으며, 연출진은 방송을 보름 남기고 캐스팅을 마무리하고 불과 열흘여 앞두고 첫 촬영에 들어갈 만큼 제작 일정이 빠듯하다. 장신영과 박예진, 이종수, 류수영 등 주연배우들은 대본도 없는 상태에서 제작진에 대한 신뢰로 출연을 결정했다. 안석환, 박광정, 방민서 등 연기파 조연배우들은 1인 다역을 전방위로 소화해야한다. 설상가상으로 이 드라마는 환생을 거듭하며 시대를 오간다는 설정이어서 장소 섭외와 소품 및 미술 준비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저간의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결국 완성품의 질이 떨어지면 방송사에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BC 드라마국 이은규 국장은 "'못된 사랑'의 정리 과정에서 시간이 짧아 고통 속에 준비했다"면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유격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어려움 속에서 단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도 결연한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장신영은 "전생 이야기가 색달라 매력적이다"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예진 역시 "모험처럼 시작하는데 걱정반 설렘반이다"라며 "평상시 호감이 있던 배우들을 만나 인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종수는 일본으로 어학연수 길에 올랐다가 보름 만에 이번 드라마 출연을 위해 돌아왔으며, 마지막으로 합류한 류수영은 KBS 2TV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을 끝낸 뒤 3주만에 다시 월화드라마에 출연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처럼 배우들의 팀워크가 잘 맞는데다 소재와 장르면에서 참신함이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고려, 조선, 부족국가시대와 현재를 오가며 전생과 윤회 속에서 되풀이되는 안타까운 사랑을 그릴 이 드라마는 고유한 색채를 지닌 작가와 연출자의 공동작업으로 차별화된 재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드라마 사전제작의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될 형편인 '환생-넥스트'가 험난한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내고 신선한 퓨전멜로 드라마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