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의 여당 참패 결과를 놓고 여권 주변에서는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상승추세를 타고 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달 29일 밝힌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정운영지지도는 50% 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5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탄핵 당시를 제외하고 2003년 취임 100일 이후 2년만이다. 지지율 추이도 완만한 상승세를 계속 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당.청 분리' 원칙이 표방되고 있지만 노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속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노 대통령이 '수석당원'으로 있는 열린우리당의 참패 원인은 곰곰이 짚어볼 대목이다. 청와대 이근형 여론조사비서관은 2일 "이번 선거는 대통령이 선거 이슈의 중심이 아니었고, 철저히 선거구별로 후보 특성이 반영된 선거"라고 평가했다. 이 비서관은 이어 "여야 모두 이번 선거에서 노 대통령을 선거 쟁점으로 끌어들이지 않았다"며 "전국적 이슈도 부각되지 않았으며 철저히 지역 선거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후보 특성이 반영된 선거'라는 점은 충남 아산, 공주.연기 선거구의 유력 입후보 예정자의 '이중 당적' 논란 혹은 '허위 경력 기재' 논란에 따른 막판 후보교체에서 두드러진다는 것. 역설적으로 경북 영천에서의 열린우리당 후보의 선전도 오랜 지역 정치활동으로 선거구에 탄탄한 조직표를 갖고 있었던 후보의 '인물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지 열린우리당의 당세 확장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물론 경북 영천이 승리로 이어졌다면 대구.경북(T.K) 지역의 교두보 확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겠지만 결국 '지역정서'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국을 관통하는 전국적 이슈가 없었고 전반적인 선거의 분위기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보기에는 거리가 먼 선거였으며, 대통령 지지도와는 딱히 연결지을 것이 없는 선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확고한 당.청 분리 방침이 자리잡힌데다 지역선거로 치러졌기 때문에 선거구민들이 투표를 하면서 대통령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개별 후보를 상대로 표심을 결정한 선거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당초부터 이번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다. '참여 정부의 중간 평가'라고 할 만한 이슈가 부상하지도 않았고, 개별 선거구 차원에서 국지적으로 펼쳐진 선거였기 때문에 청와대로서도 별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는 것. 이같은 분석은 이번 선거 결과를 '국정 중간평가'라고 풀이하며 정국 주도권 장악의 계기로 삼으려는 한나라당의 해석과는 상반되는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