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빠졌던 사자 삼성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독수리 한화를 제물삼아 3연패에서 벗어났고 무명 신세였던 한화의 김인철(34)은 시즌 6호 대포로 홈런더비 단독선두로 나섰다. 삼성은 2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삼성 PAVV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서 무서운 공격 뒷심을 발휘하며 한화에 9-5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주말 두산에 3연전을 모두 내줬던 2위 삼성은 1위 두산을 1게임차로 추격, 선두 탈환에 재시동을 걸었다. 반면 5연승의 고공비행을 하던 한화는 삼성에 덜미를 잡혀 상승세가 멈췄다. 한화의 16년차 외야수 김인철은 1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투수 전병호의 2구째를 통타, 좌중월 1점홈런(비거리 115m)을 쏘아 올렸다. 이틀 연속 홈런포로 시즌 6호를 기록한 김인철은 홈런더비 공동 1위였던 래리 서튼(현대.5개)을 1개차로 제치고 단독 1위가 됐다. 특히 지난 90년 포철공고 졸업 후 투수로 삼성에 입단해 통산 15승22패5세이브를 기록하고 어깨가 좋지 않아 2000년 타자로 전향한 김인철은 롯데와 기아를 거쳐 올해 한화에 정착, 화끈한 장타력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게 됐다. 4강 후보 예상을 깨고 꼴찌로 추락한 기아는 선발 이동현의 호투와 마해영의 불꽃타를 앞세워 3연승 상승세로 1위 굳히기에 들어갔던 두산을 9-1로 제압했다. 기아 선발 이동현은 5⅔이닝 동안 삼진 4개를 곁들이며 3안타 6볼넷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봉쇄, 승리투수가 됐고 타격 부진에 빠졌던 기아의 5번 타자 마해영은 홈런 2개 등 3타수 2안타 5타점 맹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모처럼 만에 야구 열기가 살아난 부산 사직구장에선 SK가 선발 채병용의 호투를 발판삼아 활발한 소총부대의 공격력을 앞세워 2연승 휘파람을 불던 롯데를 10-4로 눌렀다. SK 선발 채병용은 5이닝 6안타 3볼넷 3실점으로 6점차 승리를 이끌어 지난 2003년 6월7일 현대 더블헤더 1차전 이후 2년 여만의 선발승 기쁨을 누렸다. 잠실구장에서는 LG가 현대를 7-3으로 따돌리고 3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한편 이날 LG 투수 장진용은 8회초 무사 1, 2루이던 송지만 타석 때 마운드에 올라 2루 주자(이숭용) 견제구가 빠져 3루 수비 커비 중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강판하는 바람에 공 한개도 던지지 않고도 1경기 출장이 기록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또 앞선 두산-기아전에서도 9회초 두산 타자 김재호가 볼카운트 2-3에서 볼 하나를 더 골라 볼넷이 됐지만 이를 모르고 투구한 상대 투수 신용운의 공을 받아쳐 우전안타를 만들어냈으나 기록원의 지적으로 볼넷으로 정정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사직(SK 10-4 롯데) 2연패에 빠졌던 SK가 초반부터 불꽃 화력으로 롯데 마운드를 유린했다. 1회초 2사 2, 3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먼저 뽑은 SK는 2회 이진영의 2점홈런과 김재현의 1타점 2루타, 상대 수비실책에 편승, 단숨에 4득점, 6-0으로 달아났고 8-3으로 크게 리드한 7회 김민재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4회 수비 실책 2개와 포수 강민호의 패스트볼 등 허술한 수비 플레이로 2점을 헌납한 롯데는 이대호와 손인호가 솔로포 한방씩을 터뜨렸지만 SK의 달궈진 방망이를 식히지는 못했다. ●군산(기아 9-1 두산) 마해영이 홈런 2방 등 화끈한 방망이로 두산을 울렸다. 1-0으로 앞선 1회말 희생플라이를 날린 마해영은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 3루에서 다승 공동선두(3승)인 상대 선발 맷 랜들을 좌월 3점홈런으로 두들겨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마해영은 이어 8-0으로 점수차를 벌린 7회 바뀐 투수 조현근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반면 두산 타선은 무거운 방망이를 돌리다 8회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0패를 모면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대전(삼성 9-5 한화) 팽팽한 시소 대결은 결국 뒷심에서 앞선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1회말 한화 김인철의 선두타자 홈런에 기선을 내준 삼성은 3회 강동우의 2루타 등으로 2-1로 전세를 뒤집은 뒤 4회 김재걸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4-1로 달아났다. 하지만 한화는 5회 김인철의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만회한 뒤 7회 2점을 보태 5-4 역전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8회 심정수의 적시타로 5-5 균형을 맞춘 뒤 타자일순하며 4안타와 2사사구를 묶어 대거 5득점, 짜릿한 역전승을 낚았다. ●잠실(LG 7-3 현대) 3연패에 빠졌던 LG가 응집력있는 공격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1회초 선취점을 내준 LG는 3회 마테오의 2타점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은 뒤 6회 조인성의 2타점 적시타에 이어 8회 4안타를 집중시켜 3득점, 승리를 확정지었다. LG 선발투수 장문석은 6이닝을 2실점(1자책점)으로 막고 승리 기쁨을 누렸다. (서울.부산.대전.군산=연합뉴스) 이동칠.장재은기자 chil8811@yna.co.kr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