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달 말께 64비트 기반의 '윈도'운영체제(OS)를 선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1985년 인텔이 32비트 CPU(중앙처리장치) '인텔 386'을 출시한 지 20년 만에 '64비트 PC 시대'가 본격화되게 됐다. PC의 '두뇌'에 해당하는 CPU는 이미 2년 전 64비트로 진화했지만 '심장'인 OS가 32비트에 머물러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MS는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달 말께 본사가 64비트 서버용 '윈도 서버 2003 x64 에디션'과 데스크톱용 '윈도 XP 프로페셔널 x64'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64비트 PC란 CPU가 한번에 64비트씩 데이터를 처리한다. 단순히 해석하면 32비트에서 64비트로 진화하면 PC의 데이터 처리속도는 2배로 빨라진다. 하지만 연산처리 능력은 2의 32승에서 2의 64승으로 커져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무려 43억배로 늘어난다. 한국MS는 다음달부터 인텔 AMD 등 칩셋 메이커들과 온라인 홍보를 벌이고 6월 중순엔 하드웨어 업체들과 'x64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64비트 분위기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MS가 64비트 OS를 출시하면 '반쪽짜리 64비트 환경'이 개선되고 침체돼 있는 PC 및 서버 시장은 물론 응용 소프트웨어와 PC 주변기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성재 한국MS 이사는 "올 하반기부터 64비트 컴퓨터가 대세를 이루면서 내년도엔 신제품 기준으로 데스크톱의 90% 이상,서버의 70% 이상이 완벽한 64비트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64비트는 컴퓨터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64비트로의 전환은 PC 교체주기가 수년째 늦춰져 고심하고 있는 하드웨어 업체들엔 더없이 좋은 수요창출 기회가 된다. 양대 칩셋 메이커인 AMD와 인텔의 한판 승부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CPU에서는 인텔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64비트 CPU는 AMD가 지난 2003년 인텔보다 약 2년 빨리 내놓았다. AMD코리아와 인텔코리아는 빠르면 다음주 중 각각 서버용과 데스크톱용 듀얼코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주=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