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LG필립스LCD[034220]의 실적 악화가 증시 전반에 파장을 몰고왔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의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는가 하면 코스닥 시장에서도 LCD 관련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대만 시장의 LCD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LG필립스LCD 실적이 1.4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들어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실적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주식시장은 오는 15일 발표될 삼성전자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대형 IT주 동반하락..코스닥 LCD 장비주 급락 예상보다 저조한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필립스LCD는 장중 한때 4만4천500원까지 밀리기도 했으며 3.74% 하락한 4만4천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LG필립스LCD와 함께 대형 IT 종목들도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066570]는 0.57% 하락한 6만9천500원으로 이틀째 내리막을 걸었고, 삼성SDI[006400]도 1.11% 떨어진 9만8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실적 기대감으로 0.58% 올랐다. 대형 IT주들의 하락폭은 제한적이었지만 코스닥시장의 LCD 관련 장비 및 부품업체들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더 컸다. 특히 제품 가격 반등 기대감에 연일 상한가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던 태산엘시디[036210]가 7.12%, 레이젠[047440]은 7.56%, 하이쎌[066980]은 7.53% 각각 급락했다. 또 파인디앤씨[049120]는 6.79%, 우리조명[037400]은 3.35%, 세진티에스[067770] 는 4.49%의 하락폭을 보였다. ◆ 향후 실적 전망 엇갈려 LG필립스LCD가 밝힌 1.4분기 실적은 연결재무재표 기준으로 매출은 작년동기대비 6% 감소한 2조640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천350억원과 7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이익)는 72%나 줄어든 2천690억원이다. 이번 1.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실망스런 수준이라는 데 대해 이견은 없지만 회복 시기와 정도를 두고 긍정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실망스런 1분기 실적에 집착하기 보다 현재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4분기 이후 개선추세에 초점을 맞춘 적극적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2.4분기부터 패널 가격 안정 및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속적인 패널가 하락과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기대치보다 더 악화됐지만 업황 회복으로 2분기에 강한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투자증권은 LG필립스LCD가 단기적으로 뚜렷한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어려운 만큼 향후 실적 개선 정도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노트북 및 모니터 패널 가격의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고 TV패널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이같은 주장의 근거이다. 2.4분기 이후 실적 회복을 전제하더라도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LG필립스LCD의 실적이 3.4분기에 본격 회복되겠지만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시장평균'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 삼성전자 실적이 관건 시장의 관심은 오는 15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실적에 집중되고 있다. IT 실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충족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자사주 매입 등 시장 우호적인 계획도 나올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이날 시장관련 코멘트에서 "LG필립스LCD의 실적이 시장참여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이 심리적인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 실적과 관련한 시장의 관심은 15일에 있을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서정광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T관련 업체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증권 권혁준 애널리스트도 "LG필립스LCD의 실적은 IT업종 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지만, 삼성전자 실적과 자사주 매입 발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