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이을 후임교황이 선출되면 수세기동안 이어져온 교황청 관례인 하얀 연기를 피워올리기 전에 먼저 타종을 통해 전 세계에 새 교황 탄생을 알리기로 했다고 피에로 마리니 교황청전례(典禮) 담당 대주교가 밝혔다. 교황청은 그동안 새 교황이 뽑히면 하얀 연기를, 그렇지 못하면 검은 연기를 각각 피워 외부세계에 새 교황 탄생여부를 알리는 것을 관례로 삼아왔다. 마리니 대주교는 기자들에게 과거 교황 선출 과정에 계속됐던 연기색깔을 둘러싼 혼동을 상기시키면서 "이번에 우리는 교황 선출을 더 분명히 하기 위해 종을 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교황청이 연기색깔을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기를 발생시키는 소각절차도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니 대주교는 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시신이 `땅속에 묻히고 싶다'는 고인의 요청에 따라 성 베드로 대성당 지하에 안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장지는 지난 1963년 서거한 뒤 2000년 시복식(諡福式)을 거친 교황 요한 23세의 이장으로 비어있는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황청 추기경단은 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준비 등 교황 사후문제 논의를 위한 이틀째 회의를 속개했으나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날짜는 정하지 못했다. 다음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는 교황 서거 후 15∼20일 사이에 열려야 하기때문에 이르면 오는 17일(현지시간) 열릴 전망이다. 호아킨 나바로 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문건을 남겼으나 추기경단이 아직 그것을 다 읽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에 초청된 전세계 추기경 183명 가운데 이날 현재 91명이 로마 교황청에 도착했으며, 이날 회의에는 88명의 추기경들이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회의에는 전체 추기경 183명 가운데 80세 이하인 117명만 참가할 수 있다. (바티칸 APㆍAFP=연합뉴스) b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