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직 기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낙태 지지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 등 미 대통령들의 일부 정책에 강력한 반대를 표명해 왔으나, 미국 대통령들은 교황과 만나기를 간절히 원했다. 요한 바오로 2세 재직 26년 간 취임한 5명의 미 대통령이(지미 카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모두 바티칸과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해 왔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퍼먼대학의 종교 및 정치 전문가 제임스 구스는 "모든 미국대통령들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교황과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할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적인 공화당원들은 소련 공산주의 붕괴에서 교황이 한 역할과 공화당정강의 일부가 되어버린 낙태와 안락사 같은 도덕적 문제들에 대한 교황의 우려에일체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구스는 "민주당원들은 교황의 전세계에 걸친 방문들과,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과교황의 일체감을 인정해주었다"고 말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카터 대통령 시절인 1979년 미국 백악관을 처음 방문한 교황이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교황과 미국 대통령들 간의 잦은, 주목받는 만남들이 이루어졌다. 클린턴은 교황을 미국에서 1993년, 1995년, 1999년 등 3번 만났고, 1994년 바티칸에서 만났다. 현 대통령인 부시는 교황과 만나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며 '신의 충실한 종'이라는 찬사를 보냈으나 교황이 이라크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긴 성명을발표하자 어려운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부시는 그후 가톨릭 인사들에게 "그를 뵙는다는 것은 무서운 경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대학의 대통령 역사학자 앨런 J. 리치트먼은 "미국에 수천만, 세계에 수억명의 추종자들이 있는 카리스마적이고 중요한 세계적 인물"을 미 대통령들이 만나기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미 대통령들에 대한 바오로 2세의 영향은 미국 내에서 반가톨릭 정서가 줄어드는 시기와 일치하고 있다고 리치트먼은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이 바티칸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했을 때 논란이 많았으나그후 가톨릭에 대한 반감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버지니아대학의 예수회 사제이자 교수인 제럴드 포거티는 미 대통령들이 교황과적극적인 관계를 맺으려 한 것은 단지 좋아해서만은 아니고 다른 정치적인 목적들도있다고 말했다. 교황도 미 대통령들과 만나 가톨릭의 뜻을 전달하려 했다고 포거티는 말했다. 레이건이 지난 1984년 바티칸에 대사를 파견키로 한 결정은 바른말을 잘 하는미국 가톨릭 주교에 대한 레이건의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포거티는말했다. 클린턴의 교황에 대한 접근도 "가톨릭과 민주당 간의 옛 동맹을 다시 창조하려는 것"이었다고 포거티는 말했다. 현 부시 대통령은 이 같은 민주당과 가톨릭 간의 동맹을 해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교황과 가톨릭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부시는 감리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가톨릭 표의 47%를 얻었으나, 2004년 대선에서는 52%나 획득했다. 가톨릭 신자인 케리는 가톨릭 표의 47%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교황은 부시와 만나 사형 지지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으며, 이라크전과 이라크 죄수들 고문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등 미 대통령들에 가톨릭의 뜻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