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일로 개통 1주년을 맞는 KTX가 작년 9개월 동안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천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돼 철도공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공사의 기존 부채도 4조5천억원에 달하고 있어 현재의 영업력만으로는 부채해결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철도공사는 전국 95개 철도역 및 역세권 개발을 통해 5년 내 흑자경영 달성을 목표로 하는 계획을 마련했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제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다급해진 건설교통부도 고속철도 활성화 및 철도 경영개선을 위해 고속철도경영개선지원단을 구성,내달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등 대책마련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KTX 올 5천억원 적자예상=KTX는 지난해 연간 2천7백만명을 수송,당초 예상목표치의 절반에 그치면서 2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7만4천명,영업이익은 21억원에 그쳤다. KTX 개통 전 용역보고서가 제시한 하루평균 예상 이용객 15만5천명,영업이익 46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KTX의 올해 매출액은 8천2백26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올부터 갚아야 할 건설부채 원리금(1조7백90억원),시설사용료(2천37억원),부가가치세(9백38억원) 등이 1조3천8백10억원에 달해 5천5백84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철도공사는 주5일제 근무 등으로 올 들어 1∼3월 하루평균 이용객이 8만2천여명,수입이 24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경영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낙관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인접지역에서도 쉽게 KTX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교통수단을 조속히 마련해 수요층을 끌어들이고 요금체계도 낮추는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대사업 개발 등 정부도 안간힘=건교부는 당초 고속철도 개통을 통해 철도경영 개선을 꾀하려고 했으나 이용객 저조 등으로 예상이 빗나가자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고속철도경영개선단을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고속철도 운행노선·역별 수익분석을 통한 마케팅강화 △고속철 역사 접근을 위한 연계교통망 개선 △철도 네트워크를 이용한 역세권 개발,관광 등 부대사업 창출 등의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철도공사도 오는 2010년까지 서울역북부,오류동,부산,대전역 등 전국 95곳의 철도역 주변을 종합적으로 개발,재정자립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재원마련이 쉽지 않고 또 경기가 좋지 않아 역세권 개발 등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이창운 교통개발연구원 철도교통연구실장은 "철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입창출을 위한 역세권 개발과 철도여행상품 등 부대사업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수입과 수요가 함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