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6일 인도양 주변국들을강타한 아시아 쓰나미(지진해일)로 실종ㆍ사망한 희생자는 27만3천명을 넘으며, 여성 희생자가 남성보다 약 4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발생 3개월만에 각국 정부 통계를 종합해보면,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어 22만416명(사망 12만6천473명, 실종 9만3천943명)이 실종ㆍ사망했다. 두번째 피해국인 스리랑카에서는 3만957명이 사망하고, 사망자와 겹칠 가능성이있는 실종자가 5천63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인도에서 1만6천413명이 실종ㆍ사망했고, 태국에서 5천395명이 사망했다. 이밖에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도 298명의 사망자가 났고, 마침 크리스마스 휴가차 아시아를 찾은 유럽인이 많아 독일(사망 301명, 실종 276명), 스웨덴(사망 289명,실종 255명), 영국(사망 95명, 실종 74명) 등 유럽국의 피해가 컸다. 외교통상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사망 17명, 실종 3명, 소재 미확인 5명이다. 특히 이번 희생자 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4배나 많아 남녀 성비의 불균형으로 인한 새로운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이 지적했다. 옥스팜은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2만명 이상 사망ㆍ실종자를 낸 인도네시아 아체주의 피해지 8개 마을을 조사한 결과 남성 생존자가 여성 생존자를 압도했다고 말했다. 인도와 스리랑카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남녀 희생자 간에 차이가 났다. 여성은 해일 피해의 와중에서 자식을 돌봐야했기 때문에 생존하기 어려웠으며,해일을 피해 언덕으로 대피하는 능력이나 수영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말했다. 옥스팜의 정책 담당관인 베키 뷰얼은 "일부 마을들에서는 사망자 중 최대 80%가여성이었다. 이 불균형이 몇년 동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뷰얼은 "우리는 이미 성폭행, 성희롱, 강제 조혼에 대해 듣고 있다"며 "우리 모두 이 문제에 눈을 떠 여성 생존자를 보호하고, 감싸며, 권리를 지켜줘야 할 필요가있다"고 강조했다. 아체주에 있는 쓰나미 난민촌 캠프의 대부분은 남성과 여성이 따로 사용할 수있는 시설들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같은 가족도 아닌 남자와 여자가 같은 텐트에서 잠자고, 같은 화장실을 쓰는 상황이라고 뷰얼은 말했다. (반다아체ㆍ파리 로이터ㆍ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