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모랫바람은 없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다시 뭉쳤다. '본프레레호'는 14일 파주 NFC에서 소집돼 사전 적응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거쳐 사우디 원정길에 오를 채비를 마쳤다. 이날 대표팀 멤버 22명 중 박지성, 이영표(이상 에인트호벤), 설기현(울버햄프턴), 이천수(누만시아), 조재진(시미즈), 김진규(이와타) 등 해외파 6명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 출전하는 수원의 이운재, 김남일, 김두현을 제외한 13명이모였다. 지난달 9일 홈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서전에서 이동국, 이영표의 연속골로 값진 2-0 승리를 거두며 첫 단추를 잘 꿴 한국은 오는 26일(한국시간) 오전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적지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 2연승을 거둘 경우 6회 연속 본선 진출의 6부 능선을 넘게 된다. 이는 아시아에 4.5장의 독일행 티켓이 배정돼 최소 조 2위만 차지해도 본선 티켓을 거머쥐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과의 A매치 역대 전적에서 3승5무3패로 동률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한창 때남미의 개인기에 유럽의 파워를 겸비한 강국으로 명성을 날렸으나 지난해 말 걸프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하고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의 첫 경기에서도 1-1로비기는 등 쇠락세가 뚜렷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21위)은 사우디아라비아(30위)보다 9계단 앞서 있다. 다만 대결 장소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축구열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담만인데다 한국이 24년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정 경기를 갖는다는 점은 중동 특유의 무더위와 잔디 상태 등 홈 이점을 고려할 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이 가장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결한 것은 지난 2000년 레바논에서 열린아시안컵 준결승인데 당시 1-2로 패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경기는 81년 10월이 마지막이었으며 역시 0-2로 고배를 마셨었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이 카타르대표팀 등 중동지역에서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아'모랫바람'의 장단점에 대한 노하우가 적지 않은 데다 한껏 물오른 이동국이 바로 '중동팀 킬러'여서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4년전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1골을 넣기도 했던 이동국은 본프레레 감독 부임 이후 중동팀을 상대로 5골을 기록, 국내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여기에 '꿈의 제전'인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무대를 밟은 박지성, 이영표와 함께 설기현의 컨디션도 최절정에 달해 있다. 이동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는 군인 신분으로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반드시 골을 넣어 의미를 더욱 크게 하겠다"며 "더운 지방인 만큼 컨디션을 조절하고 현지 기후 등에 빨리 적응해야 하며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집중력과 함께 집착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전에는 뛰지 않았던 유상철은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는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문제가 없다"며 "내 역할은 수비라인을 안정시키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본프레레호는 15일 오전 9시 대한항공 951편으로 UAE 두바이로 출국하며 현지시간으로 20일 부르키나파소와 평가전을 벌인 뒤 다음날 결전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담만으로 이동한다. 한편 수원 멤버와 조재진, 김진규, 이천수는 15일부터 순차적으로 두바이에서대표팀에 합류하고 이영표, 박지성, 설기현은 담맘에서 가세한다. (파주=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