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36기 정기주주총회는 지난해 '순이익 1백억달러 시대'를 연 삼성전자의 올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내수부진과 수출증가세 둔화 전망,경쟁사들의 견제 심화,주력사업 시황 부진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같은 불투명한 사업여건에도 불구하고 윤 부회장은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 수준을 능가할 것"이라며 "순이익 1백억달러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윤 부회장은 "부가가치가 없는 저가제품과 아날로그 제품 사업에서 철수하고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초일류 조직문화를 창조하겠다"고 말했다. ◆"순이익 1백억달러 유지할 것" 윤 부회장이 밝힌 올해 삼성전자의 경영목표는 매출액 58조7천억원(전년 대비 2% 증가)과 순이익 1백억달러 유지다. 그는 "어느 때보다 사업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지털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서 그동안 삼성전자가 쌓아온 기반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자신있는 목표를 내건 것은 그동안의 성장과정에서 닦은 사업기반이 웬만한 외부환경 변화는 극복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는 사내외의 평가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어느 기업에게나 똑같이 어려운 위기 상황이 예고돼 있지만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과 '신성장 모멘텀 확보'를 올해 사업전략의 화두로 내걸고 경영목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초일류로 가는 분기점" 윤 부회장은 "올해를 초일류로 올라서느냐,떨어지느냐의 분기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의 실적에 자만하지 않고 각 사업부문별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성장엔진 확보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7천억원 증가한 10조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각 사업부문도 초일류로 가기 위한 사업전략을 세웠다. 반도체총괄과 LCD총괄은 '시장지배력 강화'를 올해 사업전략으로 잡았다. 반도체총괄은 DDR2 D램과 플래시메모리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고수익제품 매출을 극대화하고 차세대 제품의 조기개발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LCD총괄은 올해 1천6백만대로 예상되는 LCD TV 시장 선점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LCD총괄 관계자는 "조만간 세계 최대 7세대 LCD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일본 소니와의 합작 기반을 통해 LCD TV 규격 표준화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 LCD 패널과 LCD TV 시장의 지배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총괄은 지난해 8천6백60만대의 휴대폰 판매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휴대폰 판매 1억대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이고 올해 디지털미디어 분야 세계 최고기업군에 진입하기로 했다. 생활가전총괄은 그간의 구조조정 성과를 바탕으로 고부가 첨단가전부문으로 새롭게 도약할 계획이다. ◆"카드 지분 언젠가는 정리할 것" 이날 주총에선 삼성카드의 증자에 참여할 것인지와 삼성자동차 채권 처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부회장은 "삼성카드 문제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언젠가는 정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장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경영진을 믿고 맡겨달라"고 말했다.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추가 출자여부는 현재 진행중인 삼성카드에 대한 삼정회계법인의 자산실사 및 가치평가 작업을 토대로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삼성차 채권 처리 문제에 대해선 "이건희 회장이 주당 70만원으로 산정해 채권단에 내놓은 삼성생명 주식과 관련해 채권단이 합의 이행을 주장하며 소송을 낼 경우 합의서의 법적 효력 등을 검토해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