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는 럭비공과 같다. 시장에 막 모습을 드러낸 만큼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른다. 무서운 속도로 오르면서 '미인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고,반대로 저가주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성격 때문에 투자자들로선 관심이 있어도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힘든 측면이 없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새내기주들도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크게 갈렸었다. 새내기주 투자의 왕도는 없을까. IPO(기업공개)의 전문가로 통하는 메리츠증권 노기선 IPO 팀장은 무엇보다 "단기 재료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며 "업황과 실적 전망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라면 일반 종목보다는 장기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새내기주는 기본적으로 우량하다 노 팀장은 새내기주에 대해 기존 종목보다 리스크가 작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수익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칫 투자금을 까먹을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노 팀장은 "신규 상장업체들은 주간증권사의 1년 이상 실사와 엄격한 상장 심사를 통과한 회사들이므로 장기투자 종목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신규상장 당시 시황이나 수급 등의 문제로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면 저가 매입에 나서볼 만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작년 10월에 상장됐던 디지털디바이스 신지소프트 태양기전 모코코 등 4개 종목이 좋은 예다. 당시 공모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이들 종목은 상장 후 모조리 약세를 보였다. 이후 새내기주 테마로 이들보다 늦게 상장된 종목들의 강세가 이어졌는데도 한동안 이들 종목에는 매기가 옮겨가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서 뒤늦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모두 최저가 대비 65% 이상 뛰었다. 신지소프트는 상승률이 3백62%에 달했다. 처음 상장 당시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공모가가 주가하락시 저항선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신규 상장주의 장점이다. 2만5천원에 신규 상장된 후 단 한 번도 공모가를 밑돈 적이 없는 CJ CGV가 좋은 예다. ◆테마보다는 실적을 봐라 노 팀장은 "공모시장의 상황에 따라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동반 급등락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기본적으론 업황과 실적 여부가 주가 흐름을 결정짓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신규등록주를 볼 때는 업종대표주인지,성장산업인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량 경쟁업체가 코스닥 시장에 있다는 점도 호재가 된다. 노 팀장은 마지막으로 신규상장주 투자를 위해서는 장외시장에서의 가격과 공모가,경쟁사와의 가격 차이,보호예수기간과 물량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최초 공모가는 적정주가에서 20∼30%가량 할인된 가격이다. 따라서 공모가와 비교해 내재가치 대비 적정주가(밸류에이션)를 가늠해볼 수 있다. 물론 공모부터 매매 시작까지 20여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경영 리스크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공모 당시 발표하는 유가증권신고서 등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 팀장은 "발행시장에 대한 이해를 조금만 갖는다면 새내기주 투자를 통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