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익환수제의 건교위 법안심사소위 통과 소식이 전해진 23일 강남 재건축단지는 충격 속에서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진 채 일부매도 호가가 낮아지고 있지만 급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2종 주거지역 층고제한 폐지, 압구정동 초고층 재건축 추진, 재건축안전진단 완화, 개발이익환수제 지연 가능성 등 재건축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었던호재들이 모두 사라져 당분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르면 오는 4월말 도입 예정인 개발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의 일정 부분을 임대아파트로 짓도록 해 사업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수도권 재건축조합 모임인 '바른재건축실천전국연합'이 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곧바로 헌법소원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아직 변수가 있지만 시장은 환수법 시행을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충격은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로 개발이익환수제의 적용이 확실시되는 단지들에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1억원 안팎이나 급등했던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는 정부가 개발이익환수제 통과 의지를 재천명한 지난주에 호가가 2천만-3천만원 떨어진데 이어 법안통과 소식에 추가 하락 조짐이 완연하다. 인근 베스트공인 관계자는 "정밀안전진단만 통과해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아직 호가 조정은 없지만 매수세가 완전히 사라져 추가 하락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합설립 인가만 받은 강동구 고덕주공 1단지도 마찬가지다. 인근 행운부동산 관계자는 "13평형 시세가 올들어 8천만원이나 올라 호가가 4억6천 안팎에 형성됐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면서 "아무래도 호가 조정이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업 추진이 빨라 개발이익환수제를 피할 가능성이 있는 송파구 잠실 주공1, 2단지에는 주로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여부에 대한 문의가 많다. 잠실 주공 1단지 잠실공인 관계자는 "매매 문의보다는 환수제 적용 가능성에 대해 묻는 이들이 많다"며 "매수세가 싹 사라져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법이 통과됐으니 더 큰 이익을 위해 조합원간 갈등도 조만간 봉합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잠실 2단지 금강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최근 1천만-2천만원 떨어졌는데 지금은완전히 거래가 끊겨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시세가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단지마다 호가가 빠지고 있지만 올 초 급등하기 이전 시세로까지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매물이 나오고 매수세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 호가는 조금씩 떨어지겠지만 이미 급매물은 모두 소화된 상태여서 갑자기 가격이 많이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대표는 "집값은 호재가 사라졌다고 해서 급격히 빠지지는 않는다"면서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