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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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시장에서 감정가 3억원대 이하 경기권 아파트의 입찰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시흥의 감정가 1억4000만원짜리 아파트는 최근 경매에서 응찰자 92명이 몰렸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입찰 경쟁률이다. 고금리 지속, 경기침체 우려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금성이 높은 수도권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시흥 월곶동 ‘진주마을 풍림 1차 아이원’ 전용면적 33㎡는 지난달 감정가(1억4100만원)의 106.4%인 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92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 전국에서 입찰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 단지는 수인분당선 월곶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바닷가도 조망되는 단지로 알려졌다. 한 차례 유찰된 후 최저 입찰가가 1억원 이하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세가 몰렸다.

수도권 아파트의 입찰 인기가 치솟을수록 매매 시장에서 시세차익은 줄게 된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오르면서 시장 가격을 따라잡기 때문이다. 지난달 48명이 입찰에 참여한 양주시 덕계동 ‘양주 2차 금광포란재’ 전용 84㎡짜리도 낙찰가가 2억2700여만원으로, 최근 실거래가(2억3500만원)와 800만원 차이에 불과했다.

이 물건은 작년 7월 경매 시장에 나온 이후 두 차례 유찰됐다. 지난달 3차 매각일의 최저입찰가는 감정가(3억1000만원)의 절반인 1억5100여만원이었다. 응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 73.5%에 팔렸다.

수원 권선구 호매실동 ‘호매실GS’ 전용 60㎡도 최근 경매에서 감정가(2억8400만원)와 비슷한 2억8000여만원에 매각됐다. 응찰자 36명이 몰렸다. 여주 교동 ‘여주예일세띠앙’ 전용 74㎡도 감정가(2억7300만원)와 비슷한 2억67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 역시 응찰자 36명이 참여해 낙찰가를 끌어올렸다.

시세차익이 상대적으로 줄었는데도 경기권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건 안전자산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입지여건이 좋고 향후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도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기권 아파트는 서울 아파트에 비해 초기 비용이 적게 들고, 환금성이 좋은 편”이라며 “요즘엔 투자자뿐 아니라 실거주자도 경기권 경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일수록 안전자산 성격의 경기권 아파트가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