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커뮤니케이션이 16일 창사 10주년을 맞는다. 1995년 2월16일 28세의 이재웅 사장이 직원 3명과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한 다음은 이제 매출이 1천8백98억원(2004년 추정)이나 되고 페이지뷰가 하루 6억2천만에 달하는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했다. 다음의 10년은 그 자체로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의 역사이다. 다음은 한메일로 '전국민 e메일 시대'를 열었고 다음카페로 인터넷 커뮤니티 문화를 이끌었다. 90년대 말 '인터넷 붐'을 주도했던 기업 역시 다음이었다. 열살배기 다음은 이제 '글로벌 기업'을 꿈꾸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일본 시장에 진출,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본 커뮤니티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라이코스를 인수,세계 시장 공략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는 중국 시장 공략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다음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여기에 수익성 악화와 라이코스 인수 부담까지 겹치면서 다음의 주가는 최근 1년새 50%나 떨어졌다. 다음은 지난해 4분기에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코스 인수에 따른 부담 때문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적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 수입원인 인터넷광고가 부진한데다 신사업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사업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카페는 경쟁사들의 미니홈피와 블로그에 밀리고,최강을 자부해온 e메일은 사용빈도가 감소하고 있다. 작년 말엔 게임사업에서 손을 떼 국내 최대 포털로서의 체면과 실리 모두에 상처를 입었다. 라이코스를 발판으로 미국 검색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도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연구원은 "라이코스 인수는 기대보다는 불확실성과 우려가 크고 검색광고 등 주 수입원의 수익성도 저조하다"며 "다음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주년을 맞은 다음의 내부 분위기는 차분하다. 대대적인 행사는 아예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전직원이 모여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토론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미국을 오가며 '라이코스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이 사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인터넷 업종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언어적인 한계에다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 등이 다음이 직면한 과제"라며 "다음은 지금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느냐,로컬 중소기업으로 후퇴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