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하락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두자리수 이상 줄었다. 특히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하지만 4일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주가는 1.96% 오른 5만7천2백원으로 마감됐다. 현대차는 이날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작년 매출액이 27조4천7백25억원으로 전년 24조9천6백73억원보다 10.0%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내 경기 침체로 내수 판매는 10조1백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지만 수출이 17조2천9백5억원으로 20.7% 큰 폭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율 하락,마케팅비용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은 1조9천8백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감소했다. 특히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진 작년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은 3천4백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 급감했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2분기 7천1백24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이후 3분기 4천6백37억원,4분기 3천4백39억원 등 매분기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 순이익도 자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지분법평가익 증가 등으로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1조7천8백46억원이었지만,분기별로는 2분기 5천98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대차는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전년의 94.0%에서 82.5%로 낮아졌고,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은 2조4천5백61억원에서 4조1백76억원으로 불어났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목표를 내수 60만5천대,수출 1백79만6천대(해외 현지 생산 포함) 등 작년보다 3.74% 늘어난 28조4천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은 21.1% 증가한 2조4천억원을 달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장내에서 보통주 1천1백만주,우선주 1백만주 등 1천2백만주를 자사주로 매입키로 했다. 취득 기간은 오는 11일부터 5월6일까지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작년의 경우 자사주 1백32만주를 매입,소각했다. 현대차는 또 올해 배당금으로 주당 1천1백50원(보통주 기준)을 지급키로 했다. 배당수익률은 2.2% 정도다. 현대차 영업실적과 관련,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예상치를 밑돈 결과로 받아들였지만 향후 주가흐름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학주 삼성증권 자동차팀장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예상치인 6천5백억원에 훨씬 못미쳤다"며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올해도 계속될 경우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내부에 쌓아둔 현금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돌려주기로 한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부터 미국 공장이 가동되는 등 해외 모멘텀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가 7만3천원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