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과 힘을 바탕으로 한 공격축구.' 지난 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진출 이후 40여년만에 다시 한번 월드컵 본선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북한축구는 여전히 '신비로운' 장막에 덮혀있다. 북한 축구가 세계 무대에 마지막으로 나섰던 것은 지난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무대. 당시 4연패후 겨우 1승을 올린 북한은 본선무대를 밟지 못한채 다시 한번 국제축구 무대의 뒤안으로 몸을 감췄다. 하지만 그후로 12년이 지난 지금 북한축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오르며 다시 한번 세계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고있다. 축구전문 대기자로 오랫동안 북한축구를 지켜본 김덕기 한국축구연구소 사무총장은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축구대표팀의 색깔을 "정신력으로 강하게 무장된 팀"이라고 설명한다. 김 사무총장은 "압박방어에 이은 역습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축구와 비슷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구사하고 있다"며 "축구는 전쟁이라는 정신력으로 강하게 무장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9일 일본과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경기를 앞두고 18명의 최종엔트리를발표한 북한은 '4-4-2전술'을 기본으로 상대의 전술에 따라 '3-5-2전술'을 병행하고있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 2002년 킹스컵과 아시안게임에서 '3-5-2전술'을 주로 사용했지만윤정수 감독이 팀을 이끌면서 '4-4-2전술'로 바뀌었다. 지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사령탑을 이어받은 윤정수 감독은 북한내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4.25체육단' 소속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며 자연스레 세대교체와 함께 대표팀의 진용을 새롭게 정비했다. 윤정수 감독은 지난 90년 남북통일축구 당시 한국팀 주장이었던 정용환과 함께입장했던 스트라이커 출신의 사령탑.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윤 감독은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주문하면서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4승1무1패(11골 5실점)의 성적을 거두기에 이르렀다. 북한축구의 투톱은 김영수(26.173㎝)와 홍영조(22.175㎝)가 맡고 있다. 홍영조는 뛰어난 스피드와 골결정력이 특징으로 2차예선에서 4골을 터트렸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중앙 수비수 리명삼은 31살로 팀내 최고참이자 수비조율의 핵심을 맡고 있다. 신장은 175㎝로 수비수로서는 단신이지만 다부진 체격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2차예선 6경기에서 단 5실점으로 선방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일본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는 J리거인 안영학(나고야)과 리한재(히로시마). 왼쪽 측면공격을 맡고 있는 안영학은 지난해 태국과의 2차예선 홈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며 '김영수-홍영조' 투톱과 함께 팀의 주요 득점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리한재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조율을 맡고 그 뒤를 받쳐주는 수비형 미드필더 김영준(22)은 지난 2002년 킹스컵에서 19살의 나이로 뛰어난 중거리슈팅을 앞세워 북한의 우승에 한몫을 한 바 있다. 한편 최종예선에 나서는 북한 선수들의 평균나이는 24.8세로 다소 어리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영준의 경우 지난 2002년 킹스컵부터 19세의 나이로 대표생활을해온터라 경험에 있어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평균신장이 176.2㎝인 것은 키가 큰 일본의 스트라이커들을 상대하기에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이 FIFA랭킹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에게 뒤지지만 북한 역시 일본전이라는 특수상황에서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돼 있는 만큼 쉽게 경기가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