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가 MP3플레이어 가격을 한국시장에서만 전격 인하했다.


이같은 애플컴퓨터의 가격인하에 대해 국내업체들은 사실상 '한국업체을 죽이기 위한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선은 향후 전세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MP3플레이어업체인 애플컴퓨터의 한국법인인 애플컴퓨터코리아는 1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타입 전 모델에 대해 평균 11~13%정도 가격을 낮췄다.


개당 가격이 5만∼10만원 정도 저렴해진 것은 물론 똑같은 용량의 주력제품 가격이 국내 선두업체인 레인콤 제품보다 훨씬 싸졌다.


이에 따라 애플과 레인콤 거원시스템 삼성전자 등 국내 토종업체 간에 일대 격전이 벌어지게 됐다.


국내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컴퓨터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도전에 대응하는게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양측의 출혈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근 레인콤 거원시스템 등 국내 주요 MP3플레이어 업체들은 애플의 저가형 플래시메모리 타입 신제품 '아이포드 셔플'에 대응해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었다.


그동안 국내업체들은 플래시메모리 타입,애플컴퓨터는 HDD 타입만 생산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양분해왔으나 애플측이 초저가 플래시메모리 타입 '아이포드 셔플'을 출시하고 국내업체들도 지난해말부터 HDD제품을 잇따라 내놓음으로써 양측간에 전운이 감돌았다.


'아이포드 셔플'은 10만원대(5백12MB 12만5천4백원)로 비슷한 용량 기존 제품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레인콤도 국내 최저가 모델인 'IFP 780ㆍ880'(2백56MB)의 가격을 18만7천원에서 14만9천원으로 내렸다.


애플컴퓨터는 또 국내 시장이 플래시메모리 타입 위주라는 점을 감안,'아이포드 셔플'로 기존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주력인 HDD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국내시장의 HDD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컴퓨터코리아의 손형만 대표는 "애플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52%,미국 시장 점유율이 65%이고 미국 내 하드디스크형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는 92%를 독점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애플이 생산하지 않고 있는 플래시메모리형이 97%에 달한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애플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레인콤 등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아이포드 셔플의 경우 가격은 저렴하지만 기능이 다양하지 않고 HDD 타입의 경우 작고 깜찍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애플과의 일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