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대표 구자열)이 수도권시대를 마감하고 올해부터 전라북도에 새 둥지를 튼다. 연매출 3천5백억원대의 대기업이 전라북도로 공장을 이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2년 첫 이전 논의 후 14년 동안 공을 들여온 전북도는 LG전선의 사례가 향후 수도권 대기업 이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LG전선은 올해 말까지 경기도 군포공장의 트랙터 사업부 이전을 시작으로 냉동공조 특수단조 사출 등 나머지 3개 사업부는 내년까지 완주산업단지 내 4만2천명 부지로 모두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정읍3공단에는 첨단전자부품공장을 설립한다는 신규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추진과정=LG전선이 이전계획을 세운 것은 지난 92년.트랙터 사업부를 완주산업단지로 이전하기 위해 96년 3백억원을 들여 4만여평 부지에 9천여평의 건물을 지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사업추진을 중단했다. 정부의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촉진대책에 힘입어 2000년부터 군포공장 4개 사업부를 모두 이전한다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군포공장의 부지매각이 벽에 부딪히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전에 반대하는 군포시가 공장부지의 30%가량을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으로 묶은데다 토지공사와의 매각협상도 겉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현욱 지사가 지난 2002년 취임 직후 곧바로 건교부와 토지공사,경기도를 잇따라 방문,협조를 요청하는 등 전북도 직원들이 그동안 60여차례에 걸쳐 LG전선과 유관기관을 뛰어다니며 유치활동을 벌여 결국 LG전선측이 '선 이전,후 매각' 방침을 정해 이전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기대효과=LG전선의 전북 이전은 지자체와 수도권기업의 모범적인 윈윈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전북도는 LG전선의 이전으로 도내 지역총생산이 5천억원가량 늘고 협력업체 이전으로 연간 30억원가량의 지방세수 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LG전선과 3백여 협력업체의 이전에 따라 신규고용 창출 1천여명과 8천여명의 인구유입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이 밖에 도내 지방산단 분양률이 88%에서 92%로 올라가고 그동안 침체일로를 걸었던 완주와 정읍지역의 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전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