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만큼 성숙해졌어요." 오는 3월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 이동국(26.광주 상무)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3번째 전지훈련에 임하는 속내를 털어놨다. 이동국은 14일(이하 한국시간) LA 남동부 부에나파크 조지밸리스파크 연습장에서 실시된 닷새째 훈련을 소화한 뒤 "2000년과 2002년 이곳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후배들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2000년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북중미골드컵 코스타리카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나름대로 활약했으나 2002년 히딩크 사단에서는 5경기 중3경기에 교체 출전한 게 고작이었다. 이동국은 "그 때(2002년) 무슨 일이 있었느냐"며 퉁명스럽게 반문했다.가슴 아팠던 히딩크호 시절의 일은 이미 다 잊었다는 투다. 그는 오히려 "이번에는 처음 해외 전훈에 따라온 후배들도 많다. 나도 어느덧전훈 멤버에서는 고참축에 든다.후배들을 먼저 보살피는 게 내 임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그러나 "밖에서는 순수 국내파라고들 하지만 여기 온 선수들은 모두프로다. 또 프로답게 플레이할 줄 아는 선수들"이라며 해외파가 없다고 섣부른 걱정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예전에 LA 전훈에 왔을 때는 나 혼자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첫째도 팀, 둘째도 팀이다"며 "그 다음 내 개인적인 목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콜롬비아(16일), 파라과이(20일), 스웨덴(23일)과의 평가전도 "꼭 이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남미 팀이든, 유럽 팀이든 한국축구가 배울 점이 있으니까 평가전을 통해 충분히 배워가는 게 더 큰 소득이라는 뜻. 그는 "덩치가 큰 스웨덴과의 일전이 기대가 된다. 우리가 독일을 잡았으니까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스웨덴을 무너뜨리는 모습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