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치안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라크 임시정부 내부에서 오는 30일 실시될 예정인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이 이끄는 이라크민족화합(INA) 당사 앞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산적해 있는 총선 장애물들에 관해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화에서 알라위 총리는 이라크 총선이 연기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전혀 하지않았다고 관리들이 주장했다. 이라크 임시정부 한 고위 관리는 "총선 연기에 관한논의는 전혀 없었다"면서 "알라위 총리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과 이라크 임시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그러나 예정 대로 선거를 실시할 경우 패배가 확실하다고 우려하고 있는 알라위 총리가 이 전화를 계기로 총선 연기의명분을 준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리들은 대화내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부시대통령은 그동안 총선은 예정대로 30일에 실시되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어떤 연기도 무장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가지 알-야와르 이라크 임시정부 대통령도 이날 총선을 예정대로 오는 30일 치러야 할지 여부를 유엔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알-야와르 대통령은 "유엔은 독립적인 위치에서 이라크 총선 시기가 적절한지아닌지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논리적으로 보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AP 통신도 바그다드발 기사를 통해 총선 보이콧을 거론하고 있는 수니파의선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라크 임시정부 관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그러나 총선이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호시야르 지바리 이라크 외무장관도 "이라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선거를 예정대로 치르는 것이며 이를 연기하겠다는 결정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짐 샤알란 국방장관은 3일 수니파의 선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선거를 연기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사미르 알-수마이디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도 지난주 선거를 2∼3주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