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투자은행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 인수업무를 맡고있는 증권사에 대해 미국처럼 의무적인 시장조성기능을 확대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서정의 금융산업팀 과장은 15일 `우리나라의 투자은행업 현황과 향후과제' 조사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가증권 인수시장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유가증권 인수 수수료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증권사는 수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유가증권 인수과정에서 주식 공모가 인하 등 리스크 최소화에만 주력하고 기업은 발행가격의 적정성 등을 믿지 못한 채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에 소극적으로 빠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사가 유가증권 인수를 둘러싼 리스크를 부담하도록 강제하고 이를 통해 인수 수수료가 높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증권사에대한 미국식 시장조성기능 의무화를 주장했다. 미국 투자은행은 인수 유가증권에 대해 기간에 제한 없이 매입, 매도가격을 지속적으로 공표하고 해당 가격범위내에서 시장 참가자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그나마 있던 제한적인 시장조성 의무도 2003년 8월 폐지됐고 이후 일반 투자자에 대해서만 1개월 동안 공모가의 90%이상으로 배정 주식을인수 증권사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증권사에 모험자본 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지주회사에 대해 계열 증권사 대형화를 통한 적극적인 투자은행업 진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투자은행업 활성화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유가증권의 개념 정비, 증권업종사자의 전문성 강화 등도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