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MP3 플레이어(MP3P) 시장에 `아이포드' 돌풍이 몰아치면서 그동안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타입의 '무풍지대'로 남았던 국내시장도 내년에는 HDD형 모델의 비중이 올해의 2-4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MP3P 시장에서 HDD형의 비중이 현재는 5% 내외에불과하지만 내년에는 최소한 10%대로 커질 것이며 20%를 넘어설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최근 HDD형 신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내년에 치열하게 전개될 국내 HDD형 MP3P 시장의 대회전에 대비하고 있다. 레인콤[060570]은 이달 중순 5GB 용량의 미니 HDD형 제품과 내년초 20GB, 40GB메모리의 HDD형 제품 등을 포함, 모두 5종의 H-10 시리즈 신모델을 한꺼번에 출시해이중 2-3종을 국내에서 시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달 말 첫번째 HDD 형 제품인 `YH-920`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중 `YH-925`와 `YH-820` 등 HDD 형 신제품 2종을 출시한다. 거원시스템[056000]도 다음달 이미지파일을 저장하고 액정화면을 사진으로 볼수 있는 HDD형 '아이오디오 M5'을 선보일 계획이며 엠피오[066200]는 지난 9일 그동안 해외에서 판매하던 HDD 타입 MP3P `HD200'을 국내 출시했다. HDD형 제품 개발을 사실상 방치해왔던 국내 기업들이 이처럼 갑자기 HDD형 제품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HDD형인 '아이포드'와 '아이포드 미니' 등 단 2개 모델로세계 시장을 석권한 애플컴퓨터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기 때문. 세계시장 점유율 52%, 미국 시장 점유율 65%인 애플컴퓨터는 지난달 말 신제품'아이포드 포토'와 '아이포드 U2 스페셜 에디션'을 공개한 뒤 1년내 한국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혔었다. 현재 세계시장에서는 매출로는 HDD형 제품이 60% 대 40% 정도의 비율로 플래시메모리형을 앞서고 있고 판매대수로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플래시메모리형이 95%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작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지목하면서 HDD형 모델이 국내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국내 MP3P 시장의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한동안 지속될것으로 보인다. 레인콤 관계자는 "내년에는 HDD형의 비중이 20% 수준에 이를 것으로 판단, H-10시리즈 이후에도 제품을 줄줄이 내놓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러나 이같은 제품 출시는 HDD형에 주력하겠다기보다는 애플을 견제하겠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플래시메모리형이고 세계 시장도 일시적인 애플컴퓨터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갈 것으로 본다"면서 애플도 플래시메모리형제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