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일 공시를 통해 2천5백억원 규모의 사모펀드에 가입,우량주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혀 매수 대상주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SK㈜를 위해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휴대폰 매수처라는 게 그 이유다. 앞서 SK텔레콤에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는 팬택&큐리텔이 지난 2일 1천억원을 투입,SK㈜ 주식 1.12%를 매수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SK㈜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창구가 삼성증권이란 점을 들어 삼성전자가 이미 SK㈜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이날 SK㈜ 주식을 가장 많이 매수한 증권사 창구는 삼성증권으로 그 규모가 52만9천주에 달했다. 그동안 삼성증권 창구를 통한 SK㈜ 매수규모는 하루 평균 5만주 안팎에 불과했으며,6일부터 10만주대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관측대로 삼성전자가 2천5백억원을 모두 SK㈜ 지분 인수에 투입하면 이날 종가(6만6천2백원)를 감안할때 2.96%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SK㈜측 우호지분은 그룹계열사 및 대주주(17.65%),팬택&큐리텔(1.12%),이토추상사(0.26%),태양석유(0.25%) 등 19.28%에서 22.24%로 높아지게 된다. 소버린자산운용측 지분은 현재 14.99%다. 삼성전자가 SK㈜의 백기사로 나서면 소버린의 경영진 교체요구에 쐐기를 박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소버린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돼온 외국인 투자자들이 SK㈜의 M&A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으로 판단,주식을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7일부터 매도우위로 돌아서 이날까지 모두 2백52만주를 순매도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부양을 위해 SK㈜ 이외에 다른 우량주를 매수할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측은 "매수대상 종목을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