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처럼 따뜻한 겨울이 고착되는 등 한반도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경제.산업분야의 충격대비가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정부는 8일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11월 한달 동안 서울 기온이 한번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겨울이 한달이상 짧아지는 등 온난화 현상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범정부 차원의 기상이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행정자치부는 이를 위해 소방방재청을 주축으로 농림부 해양수산부 기상청 등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대비 총괄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날 같은 겨울날씨,아열대성 집중호우 등 한반도에도 기상이변이 이미 고착화됐다"면서 "앞으로 해수면 상승에 따른 해안도시 침수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기상이변을 공식발표한 것은 지구온난화 충격이 국민생활은 물론 경제·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러렀다는 의미로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생활변화와 산업충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가공할 '기상이변 불경기'가 내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전업계와 외식,식음료 및 레저·패션업계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한 영업패턴 변화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영업사활이 좌우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봄 같은 겨울이 고착화됐는 데도 스키장을 조기 개장했다가 낭패당하고 있는 레저업계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재앙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기상연계 이벤트,예측정보 제공,복구 비즈니스,재난보험 등 기후 관련 비즈니스들이 뜨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 가전사들은 오키나와(아열대) 기후를 기준으로 미래 상품기획을 하고 있다"면서 "삼성도 기후변화에 연계시킨 디자인 혁신으로 새로운 상품군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의 정예모 박사는 "홍수 가뭄 태풍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 인구이동이 위축되고 인터넷 홈쇼핑이 오프라인 판매점(백화점 할인점 등)을 압도하는 등 각종 업계의 판도변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라면서 "레저업도 옥외형,체험형은 줄어들고 실내형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수·김수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