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의 사멸(死滅)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유전자를 조절하면 신경세포 숫자를 늘릴 수도 있고 파킨슨씨병 루게릭병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병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고려대 의대 선웅·김현 교수는 "뇌 신경세포가 자연 사멸하는 데 백스(Bax)라는 유전자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이 유전자를 적절히 조절하면 질병으로 줄어든 뇌 신경세포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8일 발간된 미국 신경과학분야 유명 학술지인 신경과학회지에 우수 논문으로 게재됐다.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뇌에는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신경 줄기세포가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 여기서 만들어진 세포의 70%는 분화된 후 1개월 이내에 자연 사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 교수팀은 "생쥐에서 백스 유전자를 제거시키자 줄기세포에서 분화된 신경세포가 사멸하지 않게 돼 시간이 흐르면서 뇌 신경세포 수가 계속 늘어난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