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상선의 외국인 지분율이 급등한 가운데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3자 인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매집 뒤 보고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재판의 첫 심리에서 "현정은 회장이 현대그룹 경영권을 갖고 있는 한 분쟁은 없겠지만 외국인이나 제3자가 인수를 시도할 경우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특히 "현대그룹 경영권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겠다는 취지냐"는 재판부 질문에도 "그렇다"고 분명히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에 대해 "정몽헌 현대 회장 사망 뒤 외국인의 경영권 인수합병(M&A)시도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며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손때가 묻은 현대그룹을 지키려는 취지에서 문중 어른으로서 방향을 잡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은 외국인이나 제3자가 현대상선 등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공격에 나설 경우 현 경영진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우호주주로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KCC측은 이와 관련,"정 명예회장이 정몽헌 현대 회장 사후에 현대그룹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취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을 갖고 있음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CC가 현대그룹 경영권 보호를 명분으로 게버린 트레이딩(7.42%),스타뱅거(6.39%) 등 현대상선의 주요 외국인 투자자들과 손을 잡을 경우 제2의 경영권 다툼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 현대택배 현대증권을 거느리고 있는 사실상 지주회사로 현대상선을 인수하면 나머지 3개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47%,현대상선 지분 6.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