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중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1조1천억원가량 감소했다. 또 통화 증가율(M3기준·전년동월대비)도 실물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달엔 6%대 초반으로 뚝 떨어져,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백41조6천2백17억원으로 한달사이 1조1천4백96억원 감소했다. 이는 자금결제 수요가 집중되는 반기말(6월)과 연말(12월)을 제외하면 2001년 2월(1조6천억원 감소)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이 급감한 것은 경기불황으로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억제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연장을 꺼리는 데다 음식·숙박업 등 개인사업자에 대한 여신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기업 대출은 석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증가폭(1천7백7억원)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2백74조3천8백66억원으로 한달사이 2조8천6백7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9월 1조8백30억원,10월 1조8천6백75억원에 이어 석달째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신부문에선 초저금리 기조속에 은행권 자금이 투신사로 이탈하는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달 은행 수신이 2조8천1백96억원 줄어든 반면 투신사 수신은 8조5천4백61억원 급증했다. 한편 경기부진을 반영,지난 7월 이후 6%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던 M3(총통화) 증가율도 지난달에는 6%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협의의 통화'인 M1 증가율도 6%대 중반으로 올 1월(6.0%)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콜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려면 최소한 6개월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은 그 효과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