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장기간 처리하지 못한 대기업 관련 고소.고발사건들을 연내 처리할 방침임을 시사해 처리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관계자는 17일 "올해 안에 계류중인 대기업 관련 고소.고발사건들을 가능한 한 모두 처리한다는 계획 아래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대기업 관련 고소.고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헐값에 매각,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며 올 2월 참여연대가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등 을 고발한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 9일 주식 보유량 변동에 따른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로증권선물위원회가 올 2월 고발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실제로대기업 관련 사건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연내 처리 방침을 밝힌 대표적인 사건은 재작년 10월 "한화그룹이 계열사들을 동원, 주식을 순환매입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했다"며 참여연대가 한화그룹 관계자들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 검찰은 SK그룹 사건 등을 수사중이던 작년 2월 한화 일부 임원들을 소환하는 등본격수사에 나설 조짐을 보였으나 결국 마침표를 찍지 못했었다. 아울러 작년 3월 두산중공업 소액주주 19명이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를 통해회사에 517억원 상당의 손실을 끼쳤다'며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4명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연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재작년 10월 민주노동당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현대중공업 고문인 정몽준 의원 등을 고발한 사건과 올 1월 참여연대가 불법대선자금을 제공한 삼성, LG, SK, 현대차그룹 등 4대그룹 회장 등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발한 사건도연내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계열사 부당지원을 했다'며 SK노조가 손길승 SK그룹 회장 등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가급적 연내 처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현재 피고발인 중 일부만 기소한 삼성 에버랜드 CB저가발행 사건의경우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에 대한 1심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본 뒤 본격적인후속 수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매각 혐의로 참여연대가 구자열 LG전선사장 등을 고발한 사건의 경우 현재 동일한 내용으로 조사를 진행 중인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를 넘겨받은 뒤 처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 사건에 대한 검찰의 발빠른 수사 행보가 법과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처리였다는 평가로 마무리될 것인지 아니면 경제논리에 따른 `재벌 봐주기'였다는 평가로 귀결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