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당분간 고유가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부시의 재선이 주식시장에는 단기 호재지만 고유가와 쌍둥이 적자(재정·경상적자) 등의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어 장기적인 상승세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약세 지속=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떠나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달러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약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일 달러화 가치는 부시가 재선되면 오를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와 달리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유로당 1.2821달러로,전날의 1.2743달러보다 0.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환율 움직임에 상관없이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4천억달러가 넘는 재정적자를 해소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데다 경상적자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경상적자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26명의 외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응답자의 54%가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은 "달러화 가치는 6개월 안에 유로당 1.32달러,달러당 98엔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유가 추세도 이어질듯=부시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유가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시 행정부가 중동 정책의 강경 기조를 그대로 유지,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도 줄어들어 석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2월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달보다 1.26달러(2.54%) 급등한 배럴당 50.88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12월물도 전날보다 1.01달러(2.17%) 오른 47.56달러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장기 랠리 불투명=미 주식시장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환영했다. 다우지수는 3일 10,137.05로 1백1.32포인트(1.01%) 올랐고,나스닥지수도 12.62포인트(1.12%) 오른 2,004.33으로 마감했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정책이 바뀌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 배당소득세를 경감시켜 주식투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제약,미디어,방위산업 업체 등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고유가와 재정적자 등의 불안 요인을 안고 있어 장기간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BOA증권의 토머스 맥매너스 투자전략가는 "부시 대통령의 승리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소비자들은 금리 인상의 파장을 곧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