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현의 강진이 25일까지 이어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가 25명에 이르고,10여만명이 피난처에서 밤새 추위에 떨었다. 니가타 지진은 5천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던 지난 95년 한신대지진 수준의 진도7 강진이었다. 한신대지진은 오사카 등 인구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반면 이번엔 산악지대에서 발생,인명 피해가 크지 않았다. 게다가 한신대지진 이후 내진 대책이 강화돼,피해가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64년 운행 개시 이후 첫 발생한 신칸센 탈선사고만 해도 재해방지 대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니가타를 향해 시속 2백km로 달리던 '도키235호'열차는 운전사의 비상 브레이크 작동으로 사고를 피했다. 열차는 1.6km를 미끄러지다 멈춰섰고,10량중 8량이 탈선했다. 탈선 차량은 반대편 선로로 40도가량 넘어져 2∼3분만 늦었다면,마주 오는 열차와 충돌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열차가 멈춘 다리아래 교각은 지진 충격으로 시멘트가 떨어져나가고,철근이 휘어졌다. JR(일본국철)이 한신대지진 이후 대대적 교각 보강공사를 실시,부러지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도쿄공대의 오마치 교수는 "철도 교각에 심각한 피해가 없었던 것은 보강 작업이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신칸센의 방재 시스템도 완벽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전력 공급을 중단,열차 운행을 정지시키는 '지진 감지시스템'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25일부터 '니가타 교훈'을 강조하고 나섰다. 앞으로 발생할 지진으로부터 피해를 줄이려면 아직도 인프라 건설이나 피해자 구조활동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항상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고,미래를 준비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에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이유를 알수 있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