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 및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기업간 인수.합병(M&A) 및 매각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면서 업계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비메모리사업부 매각절차를 지난 6일 모두 마쳤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메모리 전문업체로 새로 태어나 그래픽 D램, 가전용 컨슈머 D램, 모바일용 D램, 고성능 서버용 메인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사업역량을집중하고 있다. 씨티그룹에 인수된 비메모리 분야는 `매그너칩반도체'라는 이름으로 거듭나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휴대전화용 CIS, CMOS, 고전압 공정기술 수탁사업 등을 중심으로 하는 독자적인 시스템IC 전문업체로 새롭게 출발했다. 하이닉스는 또 지난 12일 금호전기KTB 컨소시엄과 그동안 매각에 진통을 겪어오던 디스플레이 전문 자회사 현대이미지퀘스트에 대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MOU 내용은 하이닉스의 현대이미지퀘스트 지분 47.3% 중 38.5%를 금호전기KTB에넘기는 것으로, 양쪽은 최종 실사를 거쳐 조만간 본계약을 맺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작년부터 지비시너웍스, 금호전기 등에 이미지퀘스트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코스닥위원회로부터 매각제한 예외 인정을 받지 못해 번번이 계약이 이뤄지지 못했다. LG전선은 국내 전선업계 4위인 진로산업의 인수를 놓고 대한전선과 경쟁을 벌여오다 최근 관할 대전지법으로부터 최종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LG전선은 본계약 체결, 회사정리 계획안 제출, 채권단 동의 등 절차를 남겨두고있지만 인수 예정가 등을 감안하면 인수는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LG전선은 진로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선박 및 해양용 케이블 시장에서 점유율이30%를 넘어 프랑스의 넥상스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아남반도체와 동부전자도 올해 안에 합병을 끝내기로 했다. 아남반도체는 지난 12일 삼정회계법인을 평가기관으로 선정해 본격적인 합병작업에 들어갔고, 동부전자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원활한 합병을 위해 제3자배정 방식으로 1천50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관련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시너지 효과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M&A 및 매각작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며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