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일본 서부 지역 주민 1천800여명에게서 갑자기 피부ㆍ손톱 등이 검게 변하고 온 몸에 발진이 일어나면서 손발이 저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다음해 피해자들로부터 태어난 아기 13명 중 2명은 사산했고, 사건 발생 23년후 조사 결과 남성 피해자의 발암 사망률이 1.55배, 특히 간장암 사망률은 3.36배높게 나타났다. 원인은 카네미 회사라는 식용유 제조회사에서 사용하던 폴리염화비페닐(PCBs)등이 누출돼 이 회사 식용유를 오염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이타이이타이병이나 미나마타병 사건과 함께 일본 환경오염의 대표적인 사건인 '카네미유증(油症)'사건이다. 1929년 미국 몬산토사가 상업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PCBs는 주로 변압기, 콘덴서, 안전기, 차단기 등의 절연유 등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강한 독성과 인체에 일단 흡수되면 잘 배출되지 않는 잔류성 등으로 인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당연히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되며 신경ㆍ생식ㆍ면역체계의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9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제조ㆍ사용을 금지했고 우리나라도 96년 이후 제조ㆍ수입ㆍ사용을 금지했고 이 물질이 2ppm 이상 함유된 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처리하게 돼있다. 하지만 사용 중지 이후에도 남아있는 PCBs가 다양한 오염을 일으키자 전 세계는올 5월17일 발효된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에 관한 스톡홀름협약'에서 PCBs가 50ppm 이상 잔류한 제품을 2025년까지 사용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2010년), 캐나다(2014년), 일본(2016년) 등 세계 각국은 목표시한을 설정하고 PCBs가 함유된 제품과 폐기물을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톡홀름협약은 서명만 하고 아직 비준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2002년말부터 변압기 등 1만9천497기의 장비 중 우선 1천237기를 분석한결과 이중 19기(1.5%)에서 50ppm 이상의 PCBs가 검출됐고 253기(20.5%)에서는 2∼50ppm이 검출됐다. 한국전력 등 발전사와 환경단체, 환경부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PCBs 근절을 위한 합의서' 조인식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는 향후 10년 간 PCBs 함유 농도를 2ppm 이내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