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설정한 99개 핵심기술의 한·중 기술 격차가 평균 2.1년에 불과하다는 과학기술부의 발표는 보통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다. 앞으로 4년 안에 두 나라간 기술격차가 사라질 것이라는 KOTRA의 중국진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설문 결과에서도 볼수 있듯 우리 기술이 중국에 추월 당할 날이 조만간 다가올지 모르는 탓이다. 중국은 임금수준이나 시장규모 등에서 우리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기술마저 따라잡는다면 도대체 어디에 우리 기업들의 설 땅이 있겠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술 경쟁에 밀린 우리 기업들이 중국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란 한탄 섞인 걱정이 나오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중국의 기술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다. 정부가 앞장서 기술개발환경을 조성하고, 이미 수천만명의 기술인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해외 우수인력 영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기술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 나름대로 첨단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만 골라서 투자를 받을 정도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과학기술부를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입만 열면 과학기술입국을 외치고 있으나 행동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정부차원의 기술개발 지원은 부족하기 짝이 없다. 연구개발(R&D) 투자비용이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세계 5위수준이지만 총액 규모로는 기술선진국인 미국의 8%, 일본의 20%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의 추월을 막기 위해선 기업들이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위험이 높고 기술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고, 선진기술 도입을 위한 각종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들과의 격차도 줄일수 있다. 기술후진국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우리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