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만에 금융계에 아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윤 위원장의 스타일이 전임 이정재 위원장과는 사뭇 대조적임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이 '조용한 감독당국'을 지향했다면 윤 위원장은 '강한 감독당국'을 추구하고 있는 것.윤 위원장은 지난 16일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주최 강연에서도 김정태 국민은행장에 대해 "스톡옵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각서까지 썼던 사람"이라고 공격,자신의 직선적 스타일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A은행장은 "윤 위원장의 성격으로 볼 때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사실 그 동안 금융감독당국의 권위가 약화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B은행장은 "감독당국의 위상을 찾아가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강하게 나오면 금융회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윤 위원장이 업계의 이해가 대립하는 정책에 대해 과감하게 교통정리에 나서는 점만큼은 대체로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행보다. 윤 위원장이 취임 초기 약속했던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정책'이라는 원칙만 지켜진다면 그의 업무 스타일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 원칙이 무너지면 금융계가 다시 한 번 관치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