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북(北)오세티야의 소도시 베슬란에서 벌어진 학교 인질사태의 유혈 진압 사망자가 250명에 이른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4일 보도했다. 부상자도 700여명에 달해 이번 유혈 참극 사상자는 1천명에 육박, 사상 최악의인질사태 유혈 참극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참사 현장에서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새벽 현장을 전격 방문, 지역 관리들과 유족들을 위로하고 테러리스트들을맹비난했다. 지역 소식통들은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시신만 95구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인테르팍스통신은 익명의 지역 의료진 소식통을 인용, 사망자가 250명까지 증가했다고보도했다. 그러나 인테르팍스통신 보도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인질사태 해결에 무력을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고 강조, 예상치못한 상황이 갑자기 발생하는 바람에 우발적으로 진압이 이뤄졌다는 러시아 정부의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진압 과정에서 10명 이상의 특수부대원들이 사망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어린이를 표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번 테러공격은 특이점을 갖는다"고 맹비난하면서 도주한 인질범 검거를 위해 베슬란과 북오세티야를 봉쇄, 출입을 차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은 3일 오후 인질극이 계속되던 학교 건물에 진입해 인질 구출작전을 감행, 인질극을 발생 52시간만에 종결시켰으나 그 과정에서대규모 인명 살상사태가 벌어졌다. 각국은 어린이를 포함, 최대 1천500여명이 인질로 잡혀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진압작전을 강행함으로써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 유감을 표명, 유혈진압에따른 '後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위스콘신주(州)에서 가진 선거 유세 도중 러시아 특수부대의 투입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애도를 표시하면서 "미국은 러시아 국민을 지지하며 우리의 기도를 그들에게 전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을고통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테러리스트들의 비인도성에 대해 혐오감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했다. 유럽연합(EU) 비공식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EU 의장국 네덜란드의 버나드 보트 외무장관은 "EU 외무장관들은 인질사태 전개를 크게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며"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소식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경 진압에 대한 찬반 논란도 이어지고 있는데 영국 육군공수특전단(SAS) 출신존 머칼리스는 "러시아 보안군이 이 작전에서 원한 것은 어린이 인질 구출이라기 보다는 인질범 사살이었다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독일의 테러 전문가 엘마 테베센은 유혈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갑자기 무슨 상황이 발생, 예상과 달리 전개된 것 같다"며 "관리들이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 양측이 정면 충돌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한 대테러 요원은 비난은 쉽지만 상대가 자살공격자들인 경우대처하기가 가장 어렵다면서 진압작전은 가능한 많은 인명을 구하려는 목적이었다고생각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베슬란 AP.AFP.dap=연합뉴스) economan@yonhapnews